생각해보면 나와 연애는 물론이요 한번이라도 스쳤던 남자들은

 

대부분 일고 여덟씩 나이차가 졌었다.

 

나는 너무나 어린 나이에 올드보이;의 강점들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던 걸까.

 

까칠 하게 말해 사귀지 않는다면 단지 엔조이로 만나기에 그들은 최적의 조건을 구비한다.

 

또래에겐 찾을 수 없는 (주로 경제적) 여유로움이라던지 허이짜; 스킬도 그렇고.

 

 

지금의 남자친구를 만나기 전 그러니까 제작년까지

 

자유롭게; 알고 지내던 올드 보이들은 다 여자친구도 있었다.

 

세이클럽 내지는 나이트에서 만난 이들과 무슨 인연인지 꽤나 오래 계속 알고 지냈다.

 

사귀지도 않는데 만나서 뭐했냐고 묻는 사람들은 설마 없겠지.

 

그중 셋은 장가도 갔다. 꼭 내가 장가 보낸 기분도 들더라.-_- 물론 나머지들도 다 애인이 있었고.

 

아래의 이야기들은 내가 그들을 만나며 느꼈던 것들이다.

 

 

 

지금은 유부남이 되어버린 그 셋과 나는 물론 지금 연락을 아니 하지만

 

결혼하기 전 그들은 하나같이 결혼 하고 나서도 만나면 안되냐고 하더군.

 

유부남은 싫다 했지만 이 나이에 간통으로 큰집; 가고 싶은 마음은 없다는 말은 안나오더라.

 

마누라가 친정에 갔으니 집에 오라던 남자도 있었다-_-

 

그들을 보며 어린; 내가 느꼈던건

 

의외로 사랑이 아니라 필요에 의해 하는 결혼도 많구나 하는 것과

 

절대 남편을 혼자 집에 두지 말아야 겠다는 것이었지.

 

 

 

A는 5년 사귄 동갑내기 애인이 있는 서른 다섯 먹은 남자다.

 

우리는 나이트에서 만났고 자주 만나면 한달에 한번

 

드문 드문 만나면 분기에 한번? 정도 만났다.

 

3년동안 만나면 밥먹고 술마시고 모텔가는것 외에 다른건 해본적도 없다.

 

처음 우리 만남의 목적은 오로지 '그것' 이었는데

 

'그것'도 길게 하니 정이 들었는지(전문용어로 하면 아마 '떡정'쯤 되지 않을까)

 

나는 그가 좋아져버렸다. 어느날 모텔에서 축구보는 그에게 오럴을 해주다 말고 물었다.

 

'왜 결혼 안해?'

 

그는 결혼이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니 여자 친구 미쳤구나.'

 

 

 기말 고사 끝나던 날(그때 나는 학생이었다) 술 잔뜩 집어먹고 택시를 타고

 

한밤중에 그의 회사 앞에 찾아갔다.

 

'좋아해. 애인이랑 헤어져. 결혼도 안할거라며 나랑 사귀자.'

 

그는 고개를 가로 저으며 말했다. 지금 만나고 있는 애인과는 결코 헤어질 수 없다.

 

회사 차릴때 여자애가 돈도 삼천 땡겨줬다.-_- 배신하면 죽음이다.

 

아. 세상에는 의리;로 애인을 만나는 남자도 있구나.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돌아왔다. 배신하면 죽음이라는데 더 할 말도 없더라.

 

 

 연애가 길어지면 남자의 사랑에는 엄청난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

 

그래서 상당수는 바람을 피우기도 하지만

 

본처를 버리는 남자는 없었다. 결국 결혼을 하거나 삼천의 의리-_-에 묶여 의무적으로 계속 만나더라.

 

남자의 사랑이란 쪼개보면 결국 책임감+책임감+책임감 인걸까.

 

 

 내 남친은 늘 나에게 사랑한다고 말하지만

 

그가 어느 날 다른 여자를 만나다 나에게 걸려도 사실 별로 놀라울 것 같진 않다. 허나

 

이 연애가 길어졌을때 우리가 의형제-_-가 되어 있는건 원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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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남으로서 한마디 보태자면,

 

 

난 로미오;쥴리엣같이 사랑 때문에 목숨을 버린다던가,

 

연속극 드라마 처럼 사랑 때문에 부모를 버린다던가

 

친구의 애인이랑 눈이 맞아서 친구를 버린다던가,

 

하는 경우.

 

 

니들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봐라.

 

그 사랑이라는 감정이 정말 니들이 믿는것 마냥 영속적이고

 

절대적이고 또한 모든것들을 덮어 줄 수 있는 면죄부가 될거라는

 

진정한 확신!! 을 니들이 가지고 있는지...

 

 

그런 확신 보다는 다만 찌릿찌릿한 말초적인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합리화 시켜버렸기 때문은 아닌지 말이다.

 

 

 

내가 조낸; 잘 쓰는 말인데 이 글에서 봐서 좀 의외였다.

 

"의리"

 

나도 신혼인데 주위 사람이 물어본다.

 

결혼하고도 부부생활이 연애때랑 같아? 라고...

 

 

하; 이 순진한 총각 처녀들아;;

 

내가 뭔말을 하더라도 당신들은 이해를 못해.

 

나도 총각때 이해 못했거덩;

 

 

사랑해서 결혼하는게 아니야.

 

사랑하기 때문에 결혼하지만,

 

사랑만하기 위해 결혼하는게 아니라고...

 

사랑만한다면 연애만 해도 되.

 

 

단 둘이 부모품 떠나서 경제적으로 독립하고

 

거기에 애까지 키우고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부모 실제 상황을 해야 되는데...

 

 

결론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해야 서로 힘이 되고 견딜 수 있어.

 

그래서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라고 하는 거 같고..

 

 

의리있는 사람과 결혼해야

 

그 사랑이 식었을 때 사랑했던 기억이랑 함께 하는 사람에 대한 의리로

 

같이 똘똘 뭉쳐 사는 거라구...

 

 

간간히 내 와이프도 그러지; 그럴꺼면 의리 조낸; 좋은 남자랑 결혼하지 라고;

 

여자들은 의리; 라는 말을 참 섭섭하게 듣는 모양인데;

 

 

그게 아니라구...

 

흑연 덩어리가 오랜 시간 혹독한 조건에서 변해서 다이아몬드가 되듯

 

의리도 사랑이 오랜시간 공고해질때 생기는 소중한 나이테 같은 거라고....

 

 

사랑 백날 해봤자 의리 없으면 헛한거라고 나는 생각해.

 

 

이건 여자 대 남자가 아니라 사람 대 사람으로서

 

생기는 일종의 신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