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골목길에 차를 세워두고 둘 다 정면을 응시하며
여자친구와 심각한 이야기 하고 있는데
20 중 후반쯤 되려나, 어떤 녀석이 본넷에 침을 뱉고 간다.
멍때리면서 대화하느라 지금 내게 일어난 상황이 뭔지 해석하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
문을 열고 그 새끼 뒤에다 "야!"
안쳐다본다.
"이 씨발놈아!"
안쳐다봐.
"야이 개새끼야!!!!"
모든 사람들이 쳐다보는데 그 새끼만 안쳐다봐.
그러더니 슬슬 발걸음이 빨라지면서 골목을 꺾어.
- 추격자 골목 추격 씬 -
넌 잡히면 죽는거다.
병신이 15m 밖에 못도망가고 막다른 주차장.
그리곤 마치 도망가지 않은 척; 그냥 아무 곳이나 허공 응시하면서 뭔가 생각하는 척 하고 있어;;;;
"이 씨발놈이 미쳤나. 너 부르는거 안들리냐?"
"?" (연기 존나 해;;)
"그래 너."
"내가 뭘..?"
하면서 나한테 걸어오는데, 내가 언루전데 나보다 크네?;
190은 돼보인다.
술냄새.
'되려 당할 수 있겠군. 하지만 여기서 꼬리를 내리면 난 평생 후회할거야. 인생 뭐 있어. 그냥 되는대로 사는거지.'
"니가 차에 침뱉고 갔잖아."
"그런데?"
"닦아."
마주 선 녀석의 눈과 내 눈 사이에 스파크가 튄다.
지금 내가 부릅뜬 이 눈에 조금이라도 두려움이나 망설임 따위가 서린다면
이 녀석은 그걸 놓치지 않고 날 얕잡아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