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만큼이나 정신없고 우울하던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접수과 직원들과 티격태격하고 과장이라는사람과 말싸움을 한끝에
자신들의 잘못을 일정부분 인정한다며 8월초까지 유예기간을 얻어냈습니다.

한창 몸조리에 신경써야할 아내에게도 미안하고, 다툼과는 상관없이
날이갈수록 커가는 아가에게 아비의 능력없음에 미안해하며 일주일을 보냈네요.

이제 일주일이 더 지나면 이런 지긋지긋한 돈걱정에서 당분간은 벗어나겠지하는
희망을 품고 하루하루를 버텨갑니다.


아직은 목도 제대로 가누지를 못하고, 2시간여마다 깨어 밥달라고 기저귀갈아달라고
칭얼대는 애기를 돌보느라 매일밤을 설치지만,

가끔 아주 가끔 짓는 아가의 웃음에
못난것도 남편이라고 손을 잡아주고 안아주는 아내를 보며 행복이란걸 문득문득 느낍니다.


처음 아가를 가졌을때 다가올 고단함에 그때 만약 수술을 했더라면,
지금보단 여유있고 편하고 안정적이었겠지만

기저귀를 갈아주며 시원해하는 표정을 짓는 아가를보며
젖병을 물려주면 빨다가 쌔근쌔근 잠드는 아가를보며
진짜 행복은 몸이 편하다고 얻어지는것도, 조금 더안정적이라고 얻어지는 것도 아니란생각을 합니다.

비록 하루하루가 불안하고, 당장 일주일후에 아내의 친정에서 돈이 안오면
지금보다 더한 위기가 찾아올지도 모르지만,
당장 갈곳을 걱정해야하고 앞으로 아가와 아내를 부양해야할 책임감이 너무 크게 다가오지만

가족이라는, 이 소중한 아가와 아내를 지켜야한다는 기분좋은 부담감이
저를 더 채찍질해주고 힘을내게 해줍니다.

철없이 놀며 지내온 20대시절과
혼자였던 시절의 대책없던 여유와 편안함보단
이런 고민과 걱정들까지 저를 더 행복하게합니다.


사람들에게 굽신대는게 , 조금의 돈이라도 빌려보겠다고 나서며 느끼는 비굴함도
기분내키는 대로 행동했던 성격도 이젠 모두 버리려고합니다.
아가를 아내를 지킬수있다면 어떤 고생이나 초라함도 행복으로 다가오겠지요.

앞으로도 살면서 더힘든일이 아픔이 찾아오겠지만,
나를 끝까지 믿어주는 아내와 나를 바라보는 아가를 위해서 힘을 내야겠습니다.
이런게 행복이겠지요.

행복이란거 참 가까이 있었는데 난 너무 먼곳만을 바라보며 산건아닌지
기분좋은 후회를 해봅니다.

남들이 보기엔 오갈데없는, 당장 돈한푼없어 아내가 남긴 병원밥을 나눠먹는 신세인
초라한 인생이지만,
지금 이순간 난 누구보다 행복하다고 자부합니다.




-_- : 힘내세요.. 꼭 좋은날이 올거에요.. (2008/07/27 12:09)

-_- : 살아있는 것 자체가 불안함이라 안철수가 그랬지요. 화이팅! (2008/07/27 12:11)

-_- : 앞으로도 그 행복 느끼면서 사시길 - 행복하지 않은 안정적인 1인 (2008/07/27 12:11)

익명 : 아... 눈물.... ㅡ.ㅠ (2008/07/27 12:16)

-_- : 힘내세요~! 몇년 고생하시면 글쓰신분보다 편하게 안정적으로 시작한 사람들이랑 똑같아질겁니다. 글쓰신분은 인생에서 소중한게 무엇인지 일찍 아셨으니 그 후로는 쑥쑥 앞서갈거예요! 건강한 가정 꾸려가시길 마음으로 빌겠습니다~! (2008/07/27 12:56)

-_- : 저두 힘들지만..같이 힘내서 열심히 살아보자구요^^ (2008/07/27 13:18)

-_- : 아기 아빠가 된다는건 이런 기분인가...
(2008/07/27 13:44)

-_- : 가족이란게 원래 행복 그 자체 아니겠습니까 ^^ 지금은 비록 힘들지라도 언젠가는 님께도 좋은날이 반드시 올겁니다. (2008/07/27 15:24)

-_- : 그 행복이라는 감정... 부럽네요...꼭 잘되실겁니다. (2008/07/27 15:59)

-_- : 힘내요. (2008/07/27 16:31)

-_- : 똥밭에 굴러도 마눌이랑 새끼랑 같이 있는 지금이 좋아요. (2008/07/27 17:36)

-_- : 아기가 건강하고 이쁘게 자라기를 기원합니다. 잘되실 거에요. 제 기원은 효과가 있더라구요 ^^ (2008/07/29 11:27)

-_- : 화이팅입니다!!!!!! (2008/07/30 0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