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운전은 위험하다.

규정속도를 지키고 법규를 준수해도 사고는 찾아온다.

 

가끔 도로위에 버려진 봉지가 떨어져 있는 걸 본 사람은 많을 것이다.

하지만 다음부터는 봉지가 아닐수도 있다는 것을 잊지 말자.

 

여느때 처럼 60미만의 속도로 흥겨운 비트에 지친몸을 시트에 묻은 채

놀고 있는 왼발을 조금씩 움직이고 있었다.

완만한 커브가 끝날 무렵 앞에 검은 봉지가 보이는 듯 했다.

내 차의 라이트 불빛은 그 물체에 닿지 않는 상황이었고, 어슴츠래한 가로등 불빛은

그것을 흔히 볼 수 있는 검은 봉지라고 알려 주고 있었다.

 

내 차의 라이트 불빛은 멀리 비추지 못한다.

조사각을 올리면 되겠지만 최대한 낮춰서 얌전해지고자 했었고 무엇보다 불편함은 없었다.

 

내 차의 라이트 불빛이 닿는 순간 난 검은 봉지가 누워서 발을 흔들고 있는 고양이라는 것을 알았고

안 순간 이미 늦었다.


내 판단으로는 그 순간의 최선은 바퀴로 밟지 않는것 뿐이었다.

옆에는 차가 다니고 있었고 브레이크를 밟기엔 거리가 너무 짧았다.

그리고 지나가는 순간 두번의 울림.

묵직했다.

세우고 확인하고 싶지 않았다.


바겁하다고 느꼈지만 용기가 없었다.

고양이의 비명은 없었다.

 

언제나 지나간 일에 만약은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만약 차고가 낮지 않았다면?

라이트의 조사각을 높였더라면?

 

목적지에 내려서 범퍼를 봤지만 10센치도 안되는 내차의 범퍼에는 닿지 않았다.

하부에 닿은 듯 싶었다.

 

근처 슈퍼에서 술을 사서 차에 부으면서

'고양아 미안'을 되뇌었다.

 

지금 나는 무엇때문에 이렇게 괴로운지는 알겠는데 왜 괴로운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이건 사고였다고 나 스스로에게 말하고 내가 빠르게 납득하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고양아 미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