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지금 필리핀 마닐라에 와 있습니다.

 

관광은 아니고 치료 때문에 온 건데요.. 여기에 대한 건 차차 말하기로

 

하고.. 아주 짧은 기간 이곳에 있으면서 보고 들은 얘기를 한 번 써 볼까 합니다..

 

지금 저희 가족과 아는 집에서 묵고 있는데 사실 돌아다니기도 귀찮고..

 

볼 것도 없고 해서.. 인터넷만 줄창 하게 되서.. 글이나 쓸까 해서요.

 

필리핀 다녀 오신 분들도 많을 테고.. 제가 들은 것들이랑 다를지도 모르겠네요..

 

저는 현재 필리핀에서 7년째 거주하는 한국인 분들께 들은 말을 기준으로 쓰겠습니다...

 

 

 

 

제가 방문할 집이 이 곳 필리핀에서 한인들을 상대로 꽃 집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그래서 그냥 인사차 조그만 선물을 드릴까 해서 미화 50달러 어치 꽃 묶을때 쓰는 테이프

 

한 박스를 한국에서부터 가져 왔었습니다.

 

공항에 내렸습니다.

 

짐을 찾아 custom을 통과하는데 잡더군요. 박스에 모 들었냐고. 제가 순간 이걸 영어로 뭐라고

 

하지 생각하는 즈음에 어디 가더니 가위를 갖고 와서 전부 뜯더군요. 그러더니 이렇게 많이 갖고

 

오면 관세 물어야 한다고..

 

처음에 1000 페소 (1페소=20원) 부르더군요. 제가 인상 지으니까 800페소 부릅디다.

 

좀 신경질 내면서 That much? 하니까 600페소 부르네요.. 신나서 더 깎을려고 했더니 그 수준에서

 

끝내자네요. 제가 그 때 달러 밖에 없었거든요.. 그렇게 말했더니 옆 창구에 가서 내고 오라네요.

 

15달러-_-부르더군요. 600페소면 12000원인데 15000원 냈습니다.. 5만원 짜리 사서 만오천원

 

관세 물었습니다;;;;

 

슬슬 기분 나빠지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왔으니 여기 거주하는 아는 집에 전화를 해야겠죠.

 

공중전화가 있기는 한데 달러가 들어갈 일은 없고.. 주위에 슈퍼마켓이 있긴 한데 전화 카드는

 

너무 비싸고.. 환전하려고 하니까 200달러 이하로는 안된다고 하더군요-_-

 

마침 경찰이 있길래 전화좀 쓰자고 했더니 핸드폰으로 걸어주긴 하는데 받진 않더라구요.

 

한참 기다리다가 아무튼 그 쪽 집에서 마중을 나와서 픽업하긴 했습니다.

 

픽업한 동생이 그러더라구요.

 

"형 그거 전화 걸렸으면 그 경찰애한테 보상금 쫌 뜯겼을걸요..."

 

 

 

아는 집 사람들은 약간 부촌에서 살고 있었습니다.

 

집에 도착할 때가 밤이라서 바로 샤워를 했습니다.

 

옷을 벗어 바구니에 넣는데 뭔가 갈색 젤리같은 것이 휙~ 지나갑니다.

 

뭐지;; 좀 가까이서 살펴 봤습니다.

 

투명;;도마뱀이더군요;; 가정집에.....

 

좀 놀랐지만 어디서 주워 읽은 바로 도마뱀은 매우 깨끗하고 안전한 동물이라는 사실을

 

생각해 내고 샤워를 했습니다.

 

그리고 화장실을 나오는데 손가락 두개 만한, 풍뎅이보다 더 큰 어떤게 바닥을 휘리릭~ 기어다니데요.

 

바퀴벌레;;;라고 하더군요. 세상에...

 

어쨌든 첫 날은 그렇게 끝났습니다.

 

 

 

둘째날 일어나 보니 밤에 못 본 식모 2명과 남자 하인;;; 2명이 돌아다닙니다.

 

이 집 한 켠에 민박처럼 해 놓은 곳에서 자고 먹고 한답니다;;;

 

이 집 식구들이 식모와 하인들 대하는 건 잘 하는데 너무 뒷탕을 많이 까길래

 

좀 심하지 않나.. 싶었는데.. 얘네들 하는 얘기 들어보니까 참;; 이해가 되더군요.

 

 

 

한 남자애한테 나무 가지치기를 시켰더랍니다.

 

필리핀 애들 특징이 '지극히 단순함' 이라더군요.

 

좀 후에 가보니 나무가 봉이 되어 있더랍니다-_-

 

몇 개 안남은 가지를 시원 시원 하게 뚝 뚝 자르면서 아주머니가 뭐라 하시니까

 

'잇츠 오케 맘. 잇츠 오케 잇츠 오케. 그로잉 순.. 그로잉 순.. ' 하면서 또 열심히

 

보는 이를 통쾌하게 할 만큼 뚝 뚝 자르더랍니다.

 

 

뭔 일을 시키면 생각을 안하고 딱 그 일만 하는데 아주 속이 터진답니다.

 

여기 좀 쓸어라 하면 정말 여기만 삼십분째 쓸기만 하고 있고..

 

테이프 이 정도 길이로 끊어 놔라 하면 테이프 한 roll이 동이 날 때까지 계속 끊어 놓고 있고..

 

그런데 중요한 건..

 

다들 고등학교는 나왔다는거....

 

 

 

주인은 밥 먹을 때 반찬 두 개나 한 개만 놓고 먹기도 하는데

 

얘네들은 무조건 세 개는 놓고 먹어야 한답니다.

 

그리고 혹시 끼니를 놓치면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닌데 무쟈게 짜증짜증..

 

그러다가 밥 먹어~ 하면 금새 표정 바꿔서 '땡쓰 매앰~'

 

 

 

 

이 단순함은 필리핀 어디에도 적용이 된답니다.

 

이 나라 경찰은 정말 완전 무법자처럼 행동하는 데요..

 

한 번은 경찰측에서 지령이 내려 왔답니다.. 신호 위반 단속하라고...

 

갑자기 경찰들이 신나서 아주 아주 약간의 신호 위반 (한국에서 신호 위반으로 쳐주지 않는

 

미스테이크) 만 해도 무턱대고 단속하더랍니다. 벌금이 500페소인데 그러면 딱지도 떼야 하고

 

시청 가서 면허 찾아와야 하기 때문에 그냥 경찰에게 500 페소를 주면 통과라고 하더군요.

 

 

또 한 번은 경찰들에게 차가 막히는 시간에 신호등과 관계 없이 교통 정리 하라고 시켰다는 군요.

 

차가 막히건 말건 제 멋대로 교통 정리 해 대는 통에 차 타고 어딜 나가려고 해도 사거리 근처에서

 

항상 막힙디다;;; 이 녀석들이 기본적으로 국졸들이 많거든요;; 아주 신나서 신호를 요랬다 조랬다

 

땀 뻘뻘 흘리며 열심히 '즐기더라구요'

 

 

 

필리핀에 사는 사람들은 크게 스페인 계통, 필리핀 사람, 한국인, 중국인 이렇게 나뉩니다.

 

이 중 필리핀 사람들은 하여간 관광객만 봤다 하면 '전 국민의 관광객 대상 돈 뜯어먹기 혈안화'

 

가 진행 되는 건지 틈만 나면 뜯어먹으려고 한다더군요. 이 나라 고유 언어가 TAGALOG인가;;;

 

따갈로 라고 하는 언어인데.. 이 말 못 쓰는 사람 = 관광객으로 치부하고 바로 작업 들어간다더군요..

 

예를 들면 택시를 타면 거의 대부분 바가지를 씌운 답니다. 비록 아무리 바가지를 씌워 봤자 턱없이

 

싼 가격 때문에 한국인 관광객들은 그냥 줘 버린다고 하지만..

 

 

중요한 건.. 작업 들어가긴 하는데.. 도무지 이 단순한 머리로는 '사기'는 죽었다 깨나도 못친다는군요.

 

뭐 말 들어보면 어떤 운전 기사는 미터기 요금 보다 더 불렀는데 손님이 뭐라 하자 미터기 한 번

 

툭 치더니 이 거 고장 난 거라고.. 반 값만 나오는 거라고.. 바봅니까 -_-

 

 

하긴 제가 묵는 집 사람들 중 한 명도 한 번은 제가 보는 앞에서 주인이 핸드폰 좀 빌려달라고 하는데

 

없다고 하더군요. 자기는 '그런거' 안 쓴다고.. 바로 오 분 전까지 눈 앞에서 문자질 했던 녀석이;;;

 

 

뭐 이런 경우도 있대요. 한국인 관광객과 필리핀 사람이 어쩌다 만나서 얘기를 하다가 친구가

 

되었습니다. 비싸고 맛있는 걸 먹으러 갑니다. 먹고나서 필리핀 사람이 한 마디 합니다.

 

"돈은 니가 내. 니가 부자니까.."

 

 

 

잠깐 따갈로 어에 대해서 한마디 하자면...

 

확실한 건지는 모르겠다만 여기 동생한테 들은 건데.. 언어학자들이 '초 단순함의 극치' 라고

 

표현한 언어라고 합디다. 문법 구조도 단순하고 대부분의 비슷한 표현을 한 단어로 압축해서

 

끝내는 경우도 있고 뭔가 강조하고 싶으면 같은 단어를 두 번만 쓰면 되고;;;

 

 

 

얼마나 쉬운지 필리핀에 영어 어학연수 왔던 애들이 영어는 안 늘어도 따갈로어는 현지인처럼

 

구사하게 된답니다;;;

 

 

 

 

 

필리핀의 역사는 chapter 5가지로 나뉜다고 합니다.

 

ch1. 스페인 식민 통치 전

 

ch2. 스페인 식민 통치

 

ch3. 미국 식민 통치

 

ch4. 일본 식민 통치

 

ch5. 일본 식민 통치 후

 

-_-;;;;;;;;;;;;;;;;;;;

 

 

스페인 통치 전에는 거의 십몇세기까지 부족 국가라서;;;

 

책에 어떤 식으로 나오냐 하면..

 

어디 어디 무슨 부족이 있었고 그 부족에 이러 이러한 왕이 있었...........

 

 

 

...을 거다;;;

 

 

모든 역사가 추정이랍니다.

 

 

그래서 그런지

 

필리핀 시내를 차로 한 번 휙~ 돌면 바로 확 느껴지는 것 중 하나가...

 

필리핀에 사람도 있고 개도 있고 도로도 있고 철도도 있고 차도 있고 건물도 있고 인터넷도 있고

 

다 있는데... 딱 한가지..

 

'문화'가 없습니다.

 

 

건물 색이 죄다 회색입니다. 마치 어제 막 전쟁을 끝낸 것 같습니다.

 

페인트 칠할 돈 상부 층에서 먹었냐구요? 그랬을 수도 있지만... '원래 안 칠하는' 경우가 더

 

많다고 합니다.. 한국으로 치면 예술의 전당이라 할만한 오페라 건물이..

 

페인트를 안칠해 우중충한 회색 입니다.

 

'자연적인 면모를 그대로 드러냈다' 하면 할 말 없지만 시멘트가...?

 

 

 

볼 만한 유산이 하나 있다고 해서 가 봤습니다. 무슨 무슨 성당인데..

 

스페인 통치 시절에 지어진 성당이라더군요;;; 제가 막 유럽 여행을 끝낸 참이라

 

어디서 어설프게 본 듯한 건물이긴 한데.. 했었습니다.

 

들어가 봤습니다.

 

일단, 표를 사긴 했는데 표를 확인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에어컨도 없고 선풍기를 틀었는데 유물 관리도 안하는 건지 먼지가 수북수북...

 

그림이 몇 개 걸려 있고 조각품도 있긴 한데 어딘지 모르게 어설픕니다.

 

2층에 가서 뒤집어 졌습니다. 사진을 찍었어야 하는데;;;

 

 

제목 : " 유화. '최후의 만찬' - 다 빈치의 그림을 바탕으로.. "

 

 

구도와 인물들의 포즈는 완벽한 다 빈치 그림 입니다.

 

인물들의 모습이 완전 만화 캐릭터라는 점 빼고는... ;;;;;

 

 

'바탕으로' 그린 게 아니라 제 생각엔... 대고 그린것 같습니다;;;;

 

 

 

음악실이라는 곳에 양피지로 만든 오래된 악보가 있는데.. 관리인이 한참 떨어진 곳에서

 

주의 시킵니다. 'Don't touch, NO camera' 확실히 여기 저기 팻말에 사진은 엄격히 금지되어

 

있다고 써 있더군요.

 

 

제가 들어가기 바로 전에 관람한 관광객과 그 후의 관광객은 다른 악보를 보았을 겁니다;;

 

들어가서 사진찍고 만지고 책장을 휘리릭 넘겼죠.... 물론 몰상식한 짓이긴 했지만 관리가 허술해도

 

어떻게 그 정도로 허술한지.. 관리인도 없고 그리고 그 내부가... 좋은 양피지 아니었으면

 

곰팡이라도 필 것 같더군요....

 

 

입장권에 조그맣게 뗄 수 있는 종이가 붙어 있습니다.

 

안내문에 '이 종이를 커피숍에 가져 가면 차 한 잔 무료로 드립니다' 라고 써 있었습니다.

 

 

 

 

문 닫았더군요-_-;;;;;

 

 

 

 

필리핀엔 외국인들의 텃세가 심합니다.

 

필리핀 시내를 돌아다녀보면 그래도 꽤 좋은 고층 빌딩과 한국보다 더 좋은 쇼핑몰,

 

아시아에서 가장 큰 쇼핑몰도 있습니다. 내부 시설도 굉장 합니다. 코엑스 저리 가라 입니다.

 

문제는..

 

죄다 짱깨들 소유라는 거...

 

 

스페인 통치 전에는 부족 국가 였고 스페인 시절엔 스페니쉬가 점령했고 미국 시절엔 미국인들이

 

점령했고 일본 시절엔 일본인들이 점령했고 일본 통치 후에는.. 짱깨들이 실질적으로 점령하고

 

있습니다.

 

 

정말 중국애들이 무섭긴 무섭더군요... SM 이라고 Shoe Market이란게 있는데 중국에서 실패한

 

웬 중국인이 와서 구둣방부터 시작해서 필리핀의 초거대 기업 SM까지 키워냈다고 합니다. 아시아에서

 

가장 큰 쇼핑 몰도 그 사람 꺼라고 하더군요...

 

 

 

 

필리핀의 전기세는 상당히 비쌉니다. 한국보다 더 비싸다고도 하는데...

 

거기엔 이유가 있다고 합니다.

 

원래 필리핀 정부가 유럽 쪽에 빚이 좀 있어서..

 

필리핀 관료 중에 한 명에게 '현금'으로 돈을 줘서 빚 갚으라고 했더랍니다.

 

그 녀석이 중간에 블랙 마켓에서 돈 세탁하고 날랐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전력 회사가 통째로 외국계 회사에 넘어갔답니다;;;;

 

 

아무도 그 관료를 잡으려 하지 않았고,

 

그저 국민들에게 세금을 떠넘기기만 했답니다;;;

 

 

 

 

제가 묵고 있는 이 곳 부촌에서 바로 옆 동네만 가면 빈민촌입니다;;;

 

차 타고 10분만 가면 열차역 옆 극빈촌이 나옵니다;; 쓰레기 더미를 뒤지는 모습은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그 다음 5분만 더 가면 필리핀에서 가장 비싼 집값을 자랑하는

 

초거대 오피스텔이 나옵니다;; 그 곳에서 한 길만 건너면 또 못사는 동네가 나옵니다;;;

 

극과 극이 도로 한 칸 간격을 두고 같이 상주하고 있습니다;;;

 

 

 

여기 동생이 대학을 다닙니다. 한 명은 의대 한 명은 음대.

 

그 학교는 마닐라에서 명문대로 쳐 주는 곳인데 400년 전통...

 

그리고 바로 뒤에...

 

마닐라에서 가장 위험한 지역인 '톤도' 가 있습니다;;;

 

 

이 곳이 어떤 곳이냐..

 

 

일단 경찰이 손을 안 댑니다. 그 내부 구조를 아는 사람이 없습니다.

 

그냥 추측만 무성하게 있을 뿐이랍니다.

 

어떤 한국인 신부가 그 근처에 있으면서 그 곳에서 장례 미사를 해 준 적이 있다고 합니다.

 

하루에 시신이 되어 버린 건장한 청년 4~7 명 가량을 매일 치러주다가 너무 힘들어서

 

돌아갔다고 합니다;;; 또 어떤 날은 10대 여자애들이 비닐 봉지에 무슨 덩어리를 갖고 와서

 

축복해 달라고 합니다. 뭔지 몰라서 해 줬더니 땅에 묻더랍니다. 나중에 알고 봤더니

 

낙태한 아기를 포르말린에 넣어서 박제 시킨 덩어리;;;랍니다.

 

 

 

동생 얘기를 들어보니 학교에 돈 많은 짱깨들이 참 많은데 얘네들 중 몇 몇이 납치된 적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 얘기를 아무렇지도 않게 합니다.

 

흔히 일어나는 일 중 하나를 얘기해 주더군요.

 

어떤 부자 일본인 관광객인 가족이 왔습니다.

 

딸이 있었는데 톤도 지역을 다니던 중에 실종됐다고 합니다.

 

필리핀에 일 년 머물면서 이잡듯이 뒤졌지만 못찾았다고 합니다.

 

10년 후 다시 돌아왔을 때, 웬 무리가 구걸하러 차에 막 달라붙더랍니다.

 

그 때, 10년 전 실종됐던 자신의 딸이, 팔 한쪽이 없어진 채, 그 때 그 옷을 그대로

 

입고 실어증에 걸린채로 같이 구걸하더랍니다...

 

 

 

이 곳 필리핀은 총기 소지가 합법이라고 합니다. (입법 사법 제도 교육 시스템 정치 경제

 

뭐고 할 것 없이 죄다 미국식을 따라하다 보니 총기 소유도 합법으로 했다고 하더군요;;)

 

몇 번 동생 녀석에게 제의가 들어왔답니다. 3만 페소에 UZI 총 살 생각 없냐고;;;

 

 

이런 제의도 있었다고 합니다... 동생이 어떤 경찰을 아는데.. 한 번은 자기 셀 폰을 누군가

 

소매치기 해서 달아났다고 합니다. 그런데 맞은편에서 그 경찰에게 잡힌 겁니다..

 

경찰이 슬쩍 말해주더랍니다.. 1000페소만 주면 죽여 주겠다고;;;

 

 

 

근처에 강이 있습니다. 범람하면 가끔씩 시체가 떠오른답니다;;;

 

서로 싸우다 죽으면 바위에 꽁꽁 묶어서 그냥 던져놓는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범람해서 물이 넘쳐 오를 지경이 되면 꼬마애들이 다이빙을 한답니다;;; 재미로..

 

그 길로 사라지곤 한다는 군요;;;

 

 

 

믿거나 말거나 이 곳엔 심령치료 비슷한 걸 하는 사람이 좀 있습니다.

 

그 중에 가장 유명한 사람을 만나 봤는데요... 이 사람은 한국에서 유명인사중에도

 

꽤 아는 사람이 있어서 전 MBC 회장, 가수 김수희, 김수환 추기경 등등을 치료해 줬다고

 

합니다... (본인이 한 얘기는 아니고 주위 사람이 해 준 얘깁니다.)

 

어느날 이 분을 찾아가는 길에.. 웬 험상궂게 생긴 수녀 두 명을 지나쳤습니다.

 

이 분을 만나봤더니.. 방금 그 수녀 중 한 사람이 악령에 씌워서.. 자신의 힘을 모두 빼앗아

 

갔다고 하더군요.. 오늘 그 사람에게서 밧줄을 빼내고 벌레를 빼 냈는데;;; 주변 사람이 모두

 

봤답니다.. 한 번은 이 분이 죽을 정도로 배가 불러 오면서 아픈 사람 배에서 고양이를

 

빼냈다고 합니다;;;;

 

필리핀엔 이런 사람들이 많다고 하는데..

 

엑소시스트와 악령이 씌인 수녀들..

 

 

믿어야 합니까 말아야 합니까...

 

 

 

 

 

필리핀에 관광이나 유학을 목적으로 온 사람들을 제외한,

 

다른 많은 한국인들은 '좀 위험한' 사람들인 경우가 많습니다.

 

 

필리핀의 인구가 7천 5백만이라고 하는데... 추정치론 1억이 넘지 않을까 한다더군요.

 

7천개 섬에 퍼져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 보다 전산 시스템이 제대로 안 갖춰져 있어서..

 

신원조회가 안된답니다.. 그래서 불법 체류자들도 많습니다.

 

저도 돌아다니면서 조폭으로 보이는 사람들 꽤 봤습니다. 한국에서 범죄를 저지른 후

 

출국 금지 명령이나 수배 내려지기 바로 전에 필리핀으로 탈출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곳에 오면 일단 한국 경찰도 손을 못쓴다고 하니.. 더더구나 필리핀 경찰들은 신경도

 

안 쓰고...

 

그렇게 이 곳에서 살면서 가라오케, 나이트, 사우나 등(단어의 의미 이상의 의미가 내포 되어 있는)

 

을 경영하면서 꽤 성공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어떤 조폭단은 여행사와 손까지 잡고

 

식당부터 사우나, 룸, 여관까지 원나잇 코스를 한 건물에서 경영하기도 한다더군요..;;

 

 

 

잠깐 한국인 얘기를 하자면..

 

이 곳 필리핀에서의 한국인들 행동은 아주 가관 이랍니다..

 

현지 거주하는 대부분의 한국인들이 본국에서 실패해서 오는 경우나 자금 관련된 문제로

 

오는 경우가 많은데.. 적어도 이 곳 현지인들 보다는 당연히 똑똑하기 때문에 와서

 

얼마 안 있어 나름 금방 자리를 잡는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들이 필리핀 현지인들을 고용 하면서부터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 합니다.

 

필리핀은 비록 빈부 격차가 심하고 사회적 계층이 뚜렷하긴 하지만 그래도 사람과 사람끼리

 

만나 대화를 할 때는 1 : 1의 평등 관계에서 대화를 합니다. 존중해 줄 부분은 존중하고..

 

아무리 일 때문이라 해도 윗 사람이 아랫 사람 마구 대해서는 안되죠. (한국에서 처럼..)

 

 

이 곳 한국인들은 아주 그냥 자기가 왕입니다.

 

자기가 부리는 현지인들을 무슨 종 부리듯 하는데 그 때문에 한국인들 이미지가

 

그렇게나 안좋다고 하더군요.. 거의 최악의 외국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고 하네요..

 

씁쓸한 일이죠.. 이는 관광객들도 마찬가지...

 

 

 

동생 말로는 이 곳 필리핀에 살면서 사실 제대로 정신 박힌 한국인들은 거의 본 적이

 

없다고 하네요...

 

 

 

 

어제 밤에 필리핀에 온 김에 맛있는 음식 먹을까 해서 중국인이 직접 운영하는 짱깨집으로

 

갔습니다. 운전해서 가는데 갑자기 앞서가던 차의 프론트 부분이 밑으로 쑥 고꾸라지더군요.

 

알고 보니 공사 하느라 맨홀을 파 놨는데;; 어떤 주의 사항 표식도 설치해 놓지 않아서

 

사고가 난 거데요... ;;; 순간 섬찟했습니다...

 

 

마까따이인가... 하는 동네로 갔습니다. 음식점이 많은 곳이라고 하더군요...

 

차를 타고 가는데 어떤 '사설' 경찰이 한 멋진 음식점 앞을 서성 거립니다;;;

 

그리고 엥;;; 그 경찰의 손에 쥐어진 기관총;;;;

 

이야기 들어 보니까 그 경찰을 고용한 음식점 주인이 절대 들이지 말라는 손님들..

 

(뭐 빈민들이겠죠..? 그 외 깡패도 있을 수 있고.. ) 을 통제하기 위해서라는데..

 

만약 막무가내로 들어가려고 할 경우 바로 쏴 죽여도 법에 저촉되지 않는 답니다;;;

 

 

 

이건희 회장을 제외하면

 

한국 웬만한 갑부들은 상대도 안 될만큼 거대한 부자들이 사는 나라..

 

그 한 편에 하루 200원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도로 한 편을 사이에 두고 사는 나라...

 

도무지 손 발이 안맞는 법과 제도에도 어쨌든 서로 잘 적응하면서 사는 나라..

 

역사상 단 한 번도 자기 나라를 통치해 보지 못한 나라..

 

상식과 비상식이 혼재하는 필리핀.

 

 

국민 소득 1000달러;;; 한국의 60년대의 모습을 갖추고 있으면서

 

도로에 온통 일본 미국 유럽등의 외제차들이 즐비한 나라..

 

 

 

일이 마무리 될 때까지 몇 일 더 있어야 하는데.. 참..

 

또 내일은 어떤 황당한 일을 겪게 될까 궁금해 집니다..

 

그럼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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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필리핀 이야기 두 번째 입니다.

 

오늘은 하루 종일 집에만 있다가 저녁 7시쯤 저녁 먹으러 슬슬

 

나갔습니다. 여기 동생이랑 같이 나갔죠.

 

그 S.M을 만든 짱깨가 세웠다는 아시안 몰에 가서 저녁을 해결하기로 했습니다.

 

마침 차를 다른 식구들이 모두 가지고 나가는 바람에 택시를 타고

 

가기로 했습니다.

 

 

 

도로쪽을 향해 걸어가는 중 바로 앞에 택시가 골목길을 통과하더라구요.

 

바로 불렀죠. 택시~ 택시가 멈춰 섭니다.

 

기사가 뭐라 뭐라 어디로 가냐고 물어보는 듯 했습니다.

 

동생이 "Mall of Asian!" 이라고 외쳤죠.

 

 

 

 

부우웅~

 

그냥 가더군요 -_- ;;

 

 

이유는 모르겠습니다;; 여긴 승차거부에 관한 규정도 없어서 가끔 기분 안내키면

 

그냥 간다고 하더군요..

 

 

 

 

이 곳 마을 입구엔 경찰들이 있어서 들어오고 나가는 외부 차량의 뒷 트렁크를

 

열고 조사 합니다. 가끔 이 동네에 어린 애들 납치 사건이 일어나기 때문에-_-;;;

 

그리고 아직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회교도 반군들 테러 때문에;;;

 

 

 

그 얘기를 듣고 좀 놀라서 동생한테 누가 납치 당했냐고 물어 보니까 언젠가 한 번은

 

동네에 전기 수리공으로 위장한 사람이 와서는 아무 집에나 들어와 애를 데려갔다네요;;;

 

찾진 못했고;;;;

 

 

그리고 자기 친구 중에 한 명이 실제로 납치 당했었답니다;;;

 

그것도 대학생이 된 녀석이;; 물론 이 동네서 당한 건 아니고..

 

길을 가는데 어떤 사람들이 손수건에 수면 가스를 묻힌 다음

 

뒤에서 덮치면서 입을 틀어 막아 쓰러지게 한 다음

 

어디론가 데려 갔다고 합니다. 깨보니 무슨 넓은 트렁크 같은 곳이었는데 그 곳에

 

자기 말고도 다른 두 명이 납치 당해와서

 

 

 

 

퍼질러 자고 있답니다;;;

 

배를 긁적긁적 하면서;;

 

 

 

밧줄로 결박도 안되어 있고 문도 열려 있길래

 

뒤도 안돌아보고 졸라게 달려서 탈출했다고 합니다;;;

 

 

지금 그 친구 여기 동생이랑 같이 수업 잘 듣고 있다고 하더군요;;;

 

 

 

 

 

어쨌든 도로에 다다라서 택시를 탔습니다.

 

이곳엔 버스도 있고 FX 인가 그리고 지푸닝인가 하는 택시 비스무리한 교통 수단이

 

있다고 합니다.

 

셋 모두 정거장은 없습니다;; 그냥 여기 내려주세요~ 하면 내리고 저 타요~ 하면

 

태워 준다는 군요... 때로는 그 때문에 걷는것 보다도 이동 속도가 느릴 때도 있다는;;;

 

걷거나 자가용을 이용하거나 택시를 타는 게 가장 좋다고 하는군요..

 

 

 

 

또 동생에게 들은 일화 한가지.

 

자기가 FX 를 타고 가는 중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앞에 물이 범람해서 그런지 다리 부근 도로가 막힌 적이 있다고 합니다.

 

 

 

갑자기 FX 운전기사가 죄다 내리라고 했다더군요;;;

 

돈도 이미 냈는데.. 그리곤 그냥 혼자 휙~ 가더랍니다.-_-;;

 

 

 

 

 

아무튼,

 

여차해서 택시를 잡아 타고 가는데 잠시 신호에 걸려서 정지해 있을 때였습니다.

 

어떤 꼬마애가 손에 뭔가를 들고 어슬렁 어슬렁 하다가

 

바로 옆 차에 휙~ 하고 뛰어들더니 손에 있던 스폰지로

 

 

앞유리를 쪽쪽쪽 닦더군요;;;;

 

 

정말 순식간이었습니다.. 차 유리 1/4 을 찰나의 시간에 닦더군요..

 

운전자가 화가 났는지 빵빵 거리니까 가더라구요...

 

 

 

이 녀석들이 이렇게 닦을 때 멋 모르고 조치를 안 취하면 금새 다 닦은 후에

 

돈 달라고 한답니다;;; 처음엔 불쌍해 보였는데 좀 씁쓸하더라구요..

 

거 유리 다 닦을 때까지 죽치고 기다려 줄 수도 없는 일이고...

 

다른 방법을 좀 생각하지...

 

 

 

 

 

 

아시안 몰 근처에 다다르니..

 

정말 동양 최대의 쇼핑몰이라는 말이 실감나기 시작했습니다....

 

건물의 외양은 아주 깔끔하고 무엇보다 규모가 어마어마 하더군요...

 

건축 설계는 스페인 사람이 했다고 합니다.

 

역시 건축은 스페인의 바르셀로나가 알아준다고 했던가;;;쿨럭;;

 

 

 

 

내부... 정말 끝내줍니다.

 

코엑스몰은 정말 상대가 되질 않습니다...

 

아시안 몰 처럼 또 한 곳 커다란 쇼핑 몰이 있는데.. 글로리아떼인가...

 

그 곳은 명품 매장이 많은 곳이고.. 이 곳은 먹거리와 중저가 매장이 많은 곳이라고 합니다.

 

역시 필리핀 답게 쇼핑몰 안에 들어갈 때 Guard가 보안 검색....

 

 

 

....하려다 외국인임을 알고 안합니다. 밝게 웃으며^^

 

약간 후줄근하게 입은 사람이 들어오려고 하니까 살짝;; 샅샅이 검색 하더군요...

 

 

뭐.. 제 착각일수도 있겠죠? 에헴

 

 

 

 

 

도착하기 전부터 심하게 배고팠던 터라 일단 음식점부터 찾았습니다.

 

동생 녀석이 일식 회전 초밥 부페에 가자고 해서 그러자 했습니다.

 

그런데 워낙 큰 곳이라 동생 녀석도 거기가 어딘지 헷갈린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거기 문 앞에 있는 안내원에게 동생이 물어 보았습니다.

 

안내원이 한참을 손짓 발짓 해 가며 열심히 설명하는 듯 했습니다.

 

잠시 후 동생이 돌아와서 하는 말.

 

 

 

 

 

" 형, 쟤 모르는 것 같아요 " -_-;;;

 

 

 

또 전설적인 이야기 하나.

 

이 곳 필리핀이 일제 통치 시절, 일본인들이 얼마나 가혹하게 대했는가 하면,

 

일본군이 지나가던 필리핀 사람을 붙들고 길을 물어 봤을 때, 필리핀 사람이

 

모른다고 대답하면 그 자리에서 총으로 쏴 죽였답니다.

 

그래서 그런지 그 때부터 누군가 물어보면 ;; -- 헉 이 글을 쓰고 있는 바로 지금

 

제 앞으로 청개구리만한 바퀴벌레가 휙 지나갔습니다;;;; --

 

어딘지 정확히 모르더라도 바로바로 아무 방향이라도 알려주는 습관이 들었답니다;;;

 

 

사실 동생 얘기를 들으면서도 이 건 좀 아니다 싶긴 했지만.. 어쨌든

 

그 녀석이 뻥을 친 거라도 듣긴 들은 거니 여기 썼습니다 ㅎㅎ

 

 

 

 

이랬거나 저랬거나 그 안내원은 횡설수설 하는 걸로 봐서 모르는 거 같았고( 왜 안내원일까요? )

 

그래서 그냥 식당가 모여 있는 곳에 가기로 했습니다.

 

 

 

초밥 부페보다 더 맛있게 보이는 일식집에 가서 회와 초밥 세트를 맛있게 먹었습니다.

 

정말 한국에서도 못 가본, 굉장히 깔끔한 인테리어와 맛을 자랑하는 '일본인이 운영하는'

 

곳에서 둘이서 3만원 가량 내고 아주 맛있게 먹었습니다. 예전에 일본 여행한 적이 있을 때

 

그 곳에서 맛본, (그리고 한국에 돌아와서 비싼 초밥집 가서 그런 맛 안난다고 찡얼찡얼 대던

 

그런 맛) 딱 그 초밥과 회 맛이 나더군요... 감동이었습니다 -_-

 

 

 

 

이 순간이었습니다.

 

필리핀에 대한 저의 감정이 Positive하게 바뀌기 시작한 순간이. -_-;;

 

 

-- 아 씨 아까 그 바퀴 벌레가 한바퀴 돌고 다시 왔습니다;;; --

 

 

필리핀에 와서 일식을 아주 싸게 먹은,

 

바로 그 순간부터 좋은 감정이 생기기 시작했다니까요!

 

 

 

필리핀이 마음에 든 걸까요,

 

아님 그냥 제가 일식 요리를 무쟈게 좋아하는 걸까요-_-a;;;

 

 

 

 

 

아이스링크도 있는 그 쇼핑몰의 한 오락실에서 타임 크라이시스 4를 재밌게

 

하고 여기 저기 기웃 거리다 데리고 온 동생 녀석의 형 (...도 저에겐 동생입니다만.)

 

이 차를 몰고 와서 같이 집으로 왔습니다.

 

 

 

-- 차를 세워둔 주차장에 갔는데 엘리베이터 바로 옆에 손님 운반용 차로 보이는

 

흰색 차가 있더라구요. 앞 유리에 "FREE RIDE" 라고 써 있어서 순간 아무나 막

 

운전해서 돌아다녀도 되는 줄 착각했습니다. 운전석에 앉아 보니 핸들 바로 옆에

 

열쇠 구멍이 있는 걸 보고 정신 차렸습니다.

 

 

 

그럼요.

 

에이 아무리 '필리핀'이라도 설마.... -_-;;;;    --

 

 

 

 

 

집입니다...

 

필리핀에 갔다 온 친구가 필리핀 할 거 없으니 관광할 거 아니면

 

책이라도 읽는 게 나을 거라고... 그래서 가져온 책 두 권, " 워렌 버핏의 가치 투자 어쩌구 "

 

"경제학자들의 투자 이론 어쩌구;;;" 이 침대에 놓여 있습니다.

 

 

 

읽기 싫어졌습니다.

 

 

 

이런 복잡한 책 보다도,

 

그냥 늘어지게 잠도 자고 여유 있고 단순하게 

 

필리핀을 좀 더 경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 자러 가야 겠습니다.

 

또 무슨 일이 있을지 기대 됩니다 히히

 

다들 안녕히들 주무세요

 

 

 

P.S

 

디카를 가져오긴 했는데 깜빡하고 USB 라인을 안갖고 와서 사진을

 

올리지 못하는 게 한이 되는군요.. 부연 설명용으로 올리면 참 좋았을걸...쩝

 

 

 

 

아 그리고 아직 먹어보진 못한 건데 길거리에서 약간 지저분하게

 

돼지고기와 닭고기를 바베큐 처럼 구워서 Calamanshi라는 과일의 즙을

 

뿌려서 파는 곳이 골목 곳곳에 있는데 저는 치료;;;;때문에 못 먹고 있습니다.

 

동생 얘기론 이게 보통 맛있는게 아니라고 합니다. 너무 맛있어서 반찬하기 귀찮을 때

 

이 것 (꼬치처럼 꿰서 줍니다.) 한 열 개쯤 사서 밥 하고 같이 먹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한 꼬치에 10페소 (약 200원) 한다는데....  듣는 순간...딱 떠오르는 게..

 

 

 

 

 

혹시 이 거 한국에 들여와서 동네 포장마차처럼 메뉴 개발하실 분 안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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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제 재미난 이 곳 필리핀 체류(?)를 마치고 한국에 떠나야 할 시간이

 

가까워 오고 있습니다. 도착 하자마자 개강 준비 해야 하는데 복학생 주제에

 

방학 끝나가는 시기까지 이렇게 천하 태평하게 외국에 퍼질러져 있으니 쬐끔

 

불안하네요.

 

 

 

오늘은 필리핀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제가 얼마 전 유럽 여행에서

 

겪은 이야기를 풀어 보겠습니다. 제가 이용한 항공이 우즈베키스탄 경유 노선인데

 

우즈벡 항공기 안에서와 그 곳 공항에서 겪은 일들이 여기 필리핀에 있는 동안 자꾸만

 

생각 나더라구요. 사실 그 때 느꼈던 그 황당함이 여기 와서 이제 비교 대상이 생기니

 

제대로 이해되기 시작했거든요....

 

 

 

 

유럽 여행 출발일...

 

돈이 별로 없는 관계로 저는 영국으로 갈 때 우즈벡 경유 노선을 통해 먼저 우즈벡 Tashkent라는

 

곳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몇 시간인지 모를 긴 비행 끝에 Tashkent에 도착했습니다.

 

비행기에서 내렸습니다... 허허벌판 입니다.. 바로 앞에 공항 버스 두 대가 놓여 있긴 있더군요.

 

잠시 망설여졌습니다. 어떤 안내 표시도 없었습니다. 사람들이 왼쪽 오른쪽 왔다 갔다

 

합니다;;; 저는 처음에 왼쪽 버스에 탔다가 뭔가 우즈벡키쉬;;한 얼굴들이 많아서 다시 오른쪽 버스로

 

갔습니다. 그런데 운전기사가 "Transit! Transit!" 하면서 맞은편 버스를 가리키더군요;;;

 

그래서 다시 왼쪽 버스로 옮겨 탔습니다...

 

 

 

 

알고 보니 왼쪽 버스에 있던 우즈벡 사람들도 헷갈려서 잘못 탄 거였더군요-_-;;;

 

우르르 몰려 나와 오른쪽 버스로 갑니다..

 

 

 

말하기 좀 민망할 규모의 조그만 공항 건물로 들어갔습니다.

 

보딩 패스에 도장 찍고 안에 라운지에서 앉아서 기다렸습니다.

 

라운지 한 편에 공항 손님들을 위한 유로 인터넷 컴퓨터가 5대 있었고,

 

그 맞은편엔 면세점이 있었는데 문이 닫혀 있었습니다.

 

그 사이 의자 같은 곳에 앉아서 기다렸습니다.

 

 

네. 비행기 연착 되더군요. 2시간 죽치고 앉아 있어야 한다 해서

 

한국에서 들고 온 책을 꺼내들 때였습니다.

 

 

갑자기 어디선가 4명의 유니폼을 입은 청년들이 후다다닥 달려오더니

 

컴퓨터 앞에 좌르륵~ 앉더군요. 그러더니 이것 저것 클릭 클릭..

 

 

 

 

 

<카운터 스트라이크> 게임을 시작합니다..-_-;;;

 

아주 신났습니다. 뭐라 뭐라 소리 치면서 신나게 총 갈겨대고...

 

 

뭐 어쨌든 제가 좋아했던 게임이라 저도 옆에서 좀 구경했습니다.

 

그 때였습니다.

 

 

 

 

후다다닥 쿵쾅쿵쾅~

 

 

 

 

아까 문닫은 면세점으로 몇몇 아가씨 아주머니가 재빨리 문열고 들어가

 

불을 킵니다;;; 어디가서 퍼질러 자고 있다가 외국인들이 오니까 후다닥

 

들어온 듯이 보였습니다-_-;;;

 

 

거 참...

 

하고 잠시 황당해 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아까 그 오락하던 청년들이 누군가 계단 위에서 뭐라뭐라 소리치니까 또 후다다닥

 

달려 갑니다... 저도 따라가 봤습니다. 비행기가 한 번 더 도착한 것 같았습니다.

 

 

 

 

재빨리 자리에 앉아 열심히 도장을 쾅쾅쾅쾅 신나게 찍어대더군요;;

 

 

 

그러더니 또 후다다닥 컴퓨터로-_-;;

 

 

 

 

....어쨌거나 그렇게 영국에 도착했고 한 달간 재미있게 유럽 여행을 마쳤습니다.

 

 

 

 

그리고 돌아오는 길, 프랑스에서 비행기로 또 한 번 Tashkent 공항에 착륙 했습니다.

 

 

밤이라 그런지 직원들이 오락-_-은 안하더군요.

 

다행히 연착도 안되서 한 번에 검색대로 갔습니다.

 

제 주머니에 이것 저것 많이 있어서 빼 내려고 하는데 이번엔

 

그냥 통과하라고 하더군요. 삐~삐~삐 울려 댔는데 그냥 가라고 하더라구요-_-;;

 

저 뿐만 아니라 몇 몇은 그냥 그렇게 통과 합디다;;;

 

무슨 기준인지 모르지만 내키는대로 검사 하더군요..

 

 

엇 그런데 이번에 통과하는 아저씨의 생김새가 딱

 

트레이드 마크 오브 오사마 빈 라덴 - 흰색 붕대에 커다란 눈, 수북한 수염 -

 

입니다..

 

 

검색대 직원이 따로 부릅니다.. 너 겉옷 벗어..

 

가방 열어.. 가방 안에 상자도 있습니다.. 상자 열어.. 테이프 끊어.. 다 열어.. 다 꺼내봐..

 

 

속옷이고 전자제품이고 뭐고 할 것없이 그냥 죄다 아날로그로 검사 하더군요...

 

검사 당하는 사람이 어이가 없어서 그냥 웃습디다;;;

 

 

 

 

담배 뻑뻑 펴대는 공항 직원에게 보딩 패스 제시하고 어쨌든 비행기를 탔습니다...

 

 

 

한 숨 푹 자고 일어나니 목이 마르더군요..

 

뒷 편으로 갔습니다. 마침 스튜어디스가 있길래

 

캔 유 기브 미 어 컵 오브 워터... 했습니다.

 

 

그 스튜어디스는 저를 멀뚱히 쳐다 보고 있었고,

 

마침 오른쪽 손에는 자기가 방금 입대고 마시다 만 1.5리터짜리 김빠진 환타가

 

들려 있었습니다....

 

 

 

 

네.

 

"환타 오케?" 하더니 대답도 안듣고 친절히 환타를 따라 줍니다-_-;;

 

 

 

저는 왜 물 안주냐고 화 냈어야 했나요,

 

아니면 그 이쁜 스튜어디스와 간접 키스를 했다고 좋아했어야 했나요....

 

 

 

------

 

 

 

다시 필리핀 이야기를 시작 하겠습니다.

 

 

 

이제 마닐라도 '갈만한 곳'은 어느 정도 다 돌아 봤고...

 

해서 마닐라에서 차로 2시간 정도 떨어진 "따까따이" 라는 작은 시골 마을을

 

한 번 방문해 보기로 했습니다. 가는 도중 작은 동생이 마침 학교에

 

들를 일이 있어서 구경도 할 겸 400년 되었다는 그 대학교를 거쳐 가게 되었습니다.

 

 

University of Saint Tomas. 교황청 직속 학교라고 하더군요.

 

그것이 어떤 의미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몇 번 교황이 방문해서

 

학교 내 암센터 건물 3층의 한 테라스에서 빼꼼 얼굴을 내밀고

 

손 흔들며 강연을 한 적이 있다고는 합니다.

 

 

이 곳 필리핀은 대학교도 교복이 있기 때문에 교내를 다니는 학생들은

 

단과대 별로 같은 옷을 입고 다니고 있었기에 상당히 깔끔하고 단정한 인상을

 

주었습니다.

 

 

관리를 전혀 안한 듯한 우중충한 건물과 플러스 마이너스로 제로;;효과를 내긴 했지만...

 

 

 

혹시라도 대학 뒷편에 있다는 톤도;; 지역을 구경할 수 있을까 하는 기대를 하긴 했으나

 

생각보다 좀 멀더군요.. 아쉬웠습니다.

 

그 대신 대학가 근처에서 일어난 또 하나의 사건;;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건 큰 동생이 대학 2학년 시절에 일어났던 일이라고 합니다.

 

필리핀에선 자동차와 빈민가 사람들과의 사고가 잦은데

 

차에 부딪힌 피해자가 병원에 이송될 경우 얼마의 치료비가 나오건 거의 100%

 

운전자가 물어 주어야 한다고 합니다.

 

즉 치료비가 100만원이 나오면 100만원, 1000만원이 나오면 1000만원 전부를

 

물어주어야 한다는 말이죠.

 

 

그런데 법에 허점이 하나 있습니다.

 

만약 차에 부딪힌 피해자가 그대로 사망할 경우 대개 유족들과 서로 합의를 하고

 

결말을 짓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 5만 페소(한화로 100만원) 를 운전자 측에서

 

주면 그대로 사건이 끝나버린다고 합니다.

 

 

한번은 학교 정문 근처 도로에서 커다란 트럭이 지나가는 빈민가 쪽 사람을 치고

 

10미터쯤 더 가서 멈췄다고 합니다. 그런데 다행히 이 사람이 목숨은 건졌는지

 

비틀비틀 거리며 바로 옆 인도 쪽으로 슬슬 기어 갈 태세를 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트럭이 빠른 속도로 후진해서 그 사람을 확 받아 버렸다고 합니다-_-;;

 

 

결국 확인 사살로 사건은 100만원에 끝;;

 

 

 

 

"따까따이" 라는 시골 마을에 들어섰을 땐 마침 비가 엄청나게 내리고

 

있었습니다. 4~6월이 한국에서 말하는 한여름이고 7~9월정도까지가 우기라

 

해서 한국의 장마철 비슷한 시기처럼 비가 자주 내리는 때라고 합니다.

 

그런데 한 번 비가 내리면 이건 뭐 영화에서 비 내리는 장면 연출할 때 돈 없어서

 

샤워기로 뿌리는 수준 있죠? 거의 그 정도로 내립니다. 빗방울 하나 하나가 굵직

 

굵직 한 것이 무슨 츄파츕스가 내리는 듯...

 

 

 

얼래? 그런데 어느 정도 가다보니 갑자기 확 비가 그칩니다.

 

뭐 하긴 열대 지역은 비가 갑자기 내렸다 갑자기 멈췄다 하니까...

 

 

..라고 생각했는데 비가 그친 지역은 '반경 100미터 밖과 날씨가 달라지는 지역'

 

이라고 하네요. 즉 비가 갑자기 그친 지역에서 둥그렇게 100미터 반경 안과 밖의

 

날씨가 다르다고 합니다. 한국의 속담 하나가 이 곳에선 사실적 진술이었더군요 :

 

 

 

'여름 소나기는 황소 등어리도 다툰다'

 

 

 

따까따이 지역은 뭐 딱히 볼 거리가 있다기 보다는 (어디가 그러겠습니다마는;;;) 공기가

 

일단 시원하고, 수증기가 모락모락 피어올라 잠시 오싹해지는 화산 분화구와 칼데라가

 

좋은 경치를 만들고 있으며 차가 별로 없어 시원 시원하게 속력을 낼 수 있어 드라이브 코스로

 

많이들 이용하는 듯 합니다.

 

 

시골 지역이라 그런지 외제차 보다는 대중교통 수단인 지푸닝이 참 많은데

 

이 지푸닝이란 것이 매연을 너무 많이 내뿜어서 도로 주변 공기가 그닥 좋지는 않았습니다.

 

이게 일본 닛산인가 로부터 폐차되는 중고차 엔진을 대량으로 구입해서 양철을

 

손으로 뚱딱뚱딱 해서 만드는 차거든요...다른 의미의 수제차죠.. 그래서 매연 방출이

 

장난이 아닙니다..

 

 

 

 

 

시골이라 마닐라보다 더 못사는 거 아닌가 했지만.. 오히려 이 곳 사람들 표정이

 

마닐라 사람들의 그것 보다는 훨씬 밝아 보입니다..

 

 

그냥 편안~하게 드라이브 하는 것 자체가 즐거움이었습니다... 유럽에 있을 때 뽈뽈뽈뽈

 

이 곳 저 곳 문화 유적 찾아다니는 것과는 또 다른 느낌이 있더군요.

 

 

 

도로 가에 가끔씩 요상한 건물이 눈에 띕니다. 성당 같기는 한데...

 

양식(?)이 굉장히 특이한... 십자가와 지붕, 건물 외곽을 보면 평범한 성당 건물이

 

맞는데 모서리 부분 네 귀퉁이에 커다란 로켓 모양의 뾰족한 기둥이 있습니다.

 

 

크리스트교의 이단 종교 집단이라 하더군요.. '이글레이시아 크리스토'

 

 

교리 내용을 듣고 뒤집어졌습니다 :

 

 

 

 

 

" 예수님은 원래 필리핀 사람이었다....

 

지구 종말이 올 때 가장 먼저 우리 이글레이시아를 믿는 사람들부터

 

구원 받는다... 믿어라.. 회개하라...

 

운명의 그 날, 성당의 모서리 네 귀퉁이의 기둥이 로켓으로 변해,

 

건물 전체가 하늘로 쏘아 올려져 하늘나라에 이를 것이리라... "

 

 

추가할 내용은 혹시 "그러니 헌금 좀 내라" ?

 

 

 

 

이 곳에 조그만 카지노가 있길래 한 번 가 봤습니다.

 

슬리퍼 차림이라 경찰이 강하게 막았는데 우리가 한국말로 뭐라뭐라 하니까

 

한 번만 봐줄께^^ 하는 표정으로 들어오라 하더군요..

 

 

돈 많고 시간 많은 할머니들 틈에서 저희도 8천원 투자해서 2만원 땄습니다 -_-;;

 

 

 

휴... 그렇게 따까이따이 방문이 끝나고

 

다시 마닐라로 돌아 왔습니다.

 

마닐라에 다다라서 무쟈게 막히더군요.

 

그 쪽 도로가 원래 공사중이어서 직진 차량과 우회전 차량 중 우회전 차량만 보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공사가 끝난 후 이상하게 더 막히고 있다고 합니다 -_-;;

 

이게 도로에 차선 개념이 없어서 직진이든 우회전 차량이든 마구마구 섞여 있으니

 

직진으로 가야할 1,2차선에 우회전 차량이 들어가 있고 우회전 해야 할 3차선에 직진

 

차량들이 들어서 있으니 원;;; 공사 중엔 우회전만 들어가니 시원하게 다들 우회전만 가기라도

 

했지....

 

 

동생말이 한 1,2주 쯤 지나면 신호 체계가 바뀌게 될 거라고 하더군요.

 

여기는 뭐든지 " 일단 시행해 보고 이상하면 그 다음 바꾼다 " 라는 사고 방식 때문에

 

얼마간 A라는 방법으로 교통 통제해 보다가 이상하면 B로, 또 이상하면 C로... 해서 정착

 

될 때까지 한 몇 주에서 몇 달 걸린답니다 -_-

 

 

 

 

어쨌든 조금 피곤한 상태로 집에 왔습니다...

 

저녁은 밖에 나가서 정통 짱깨 집에서 먹었는데

 

와... 정말 짱깨 요리 맛있긴 맛있더군요 ^^

 

 

 

 

아무래도 출국할 때까지 필리핀 정통 요리는 안 먹을 듯 합니다;;

 

 

 

 

다시 집에 와서 지금 편안...히 글을 쓰고 있습니다...

 

이제 필리핀 여행 이야기는 슬슬 이것으로 마칠까 합니다.

 

재밌었나요? 제가 느꼈던 이 황당함을 제대로 느끼실 수 있도록

 

노력 했는데 많이 부족한 것 같네요.. 이 '비상식적인 상황에서 느껴지는 재미'

 

를 온전히 전달해 드리지 못한 것 같아 많이 아쉽습니다.

 

 

 

이제 가급적 일을 마무리 하고 최대한 빨리 한국에 갈 듯 합니다.

 

 

 

떠나기 전에 마지막으로 여행과는 좀 다른, 그닥 재미있지만은 않은 필리핀 관련 이야기를

 

에필로그로 올리고 가겠습니다.

 

 

 

그럼 한국에 계신 분들 모두 안녕히..

 

--------------

< 오늘의 날씨 : 맑았다 흐렸다 비왔다 맑았다 비왔다 맑았다 비왔다 맑았다 비왔다 흐림. >

 

 

 

 

오늘 아침엔 우유가 안왔군요...

 

가끔 안 온다고 합니다;;;

 

네 물론 돈은 그대로 받죠.

 

 

.....

 

 

 

어제 밤에 스타 벅스에 차를 타고 갔습니다.

 

신호 대기에 걸려 잠시 멈춰 서 있는 동안,

 

드디어 우리는 당하고야 말았습니다.

 

 

 

어둠속에서 두 그림자가 차 뒷편에서 앞쪽으로 슬슬 다가 옵니다.

 

차 안에 갇힌 우리 세 사람은 엄습하는 두려움에 소름이 돋기 시작합니다.

 

두 그림자중 하나의 손에서 빛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합니다.

 

우리는 그 빛의 정체를 알아차리고 더욱 심한 공포에 휩싸입니다.

 

이 위급한 상황에 느긋이 홍조를 붉히고 있는 저 앞의 신호등이 야속하기만 합니다.

 

손의 그 빛이 한 순간 번쩍 섬광을 내뿜는 듯 하더니

 

순식간에 차창 유리 1/4을 흰 거품으로 뒤덮어 버립니다...

 

" 으아아악! " 우린 모두 비명을 지르며 크락숀을 빵빵 울려 댔지만,

 

더 이상 손쓸 길은 없었습니다.

 

혼비백산한 틈을 타 이미 흰 거품은 우리의 시야를 지배해 버리고 말았습니다...

 

나머지 또 다른 그림자가 옆에서 물을 뿌려댔고,

 

상황은 그렇게 종료 되어 버렸습니다...

 

 

 

 

철저한 분업 시스템으로 무장한 공포의 길거리 비행 청소놈들에게

 

우리는 그렇게 낚였습니다.

 

 

 

 

 

[  E P I L O G U E  ]

 

 

 

 

 

앞에서 여기 사는 한국인들이 상당히 안좋은 이미지를 보여준다는

 

말을 했었습니다. 저도 공항에 처음 내렸을 때 왜 그런지 이유를 알 것 같았는데요...

 

그것은 ' 이곳은 후진국이다 ' 라는 데서 오는 우월감 비슷한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행동하는 꼴도 그렇고, 뭐 말하는 것도 하여간 허풍도

 

굉장히 심하다고들 합니다.

 

아주 극단적인 예이긴 하지만, 제 동생이 다음과 같은 사람을 만났었다고 하네요.

 

 

 

작은 동생이 음대를 다닙니다.

 

어느 날 같은 학교 한국인 선배랑 알게 되서 친해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선배라는 인간의 허풍이 어찌나 심한지,

 

본성은 착한 것 같은데 들어주기도 힘든 그 허풍 때문에 연락 끊었다고 하네요.

 

 

 

같이 길을 가다 동생이 아는 사람을 만납니다.

 

그들이 대화를 시작하려는 바로 그 순간,

 

이 선배란 인간이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듭니다.

 

 

 

 

" 네? 아 사장님. 아 예.. 아 그건 아니죠... 예 예 아 제가 명색이 EMI 소속

 

음악가인데요.. 제가 한달에 받는 돈이 2억이 넘는데... 5천 만원 그거 갖고

 

그러시면 곤란하죠.. 네 네..  "

 

 

 

또 가다가 다른 사람을 만나면 또 같은 짓을 합니다.

 

그러나 머리가 좋은 편은 아닙니다.

 

 

 

 

" 네? 아 사장님.. 아 아 예... 에이.. 그건 아니죠.. 예. 아 제가 명색이 EMI 소속

 

음악간데... 제가 한달에 받는 돈이 3억이 넘는데.. 1억 그거 갖고 그러면 곤란하죠 네... "

 

 

 

 

에이.. 어쩌다 이상한 놈 하나 만난 거겠지.. 한국에서도 그런 놈 많은데..

 

했더니 동생 왈, 솔직히 알게 모르게 그 정도만 달랐지 학교에서 다른 한국 애들

 

필리핀계 애들한테 하는 허풍 얘기 듣다 보면 동생 녀석 혹시 한국이 이제 미국보다

 

더 잘 살게 되었나... 하고 궁금해지기까지 한다더군요....

 

 

 

이 선배란 사람 얼마나 허풍이 심하던지 결국 이 사람의 허풍을 눈치챈 필리핀계

 

같은 여자 동기가 놀려 줬다는군요. 그 선배라는 사람이 주머니에서 한국 담배를

 

꺼내 들었을 때였답니다.

 

 

 

 

 

(한국어로 의역)

 

" 어머 어머! 오빠! 이것도 EMI 에서 사준 거 맞죠? 그쵸? "

 

 

 

 

또 한 번은 이런 말을 하더랩니다.

 

이 선배 녀석 자기가 한국에서 군대를 마치고 대학에 온건데,

 

군대에서 자기 연주 실력이 얼마나 좋은지, 한 달 훈련 받고 특별히

 

군악대로 뽑혀서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2년간 군악대 근무 했다고.....

 

 

 

 

지금 그 선배 녀석 대학 졸업하고 군대 가기위해 한국에 끌려간 상태랍니다-_-;;;

 

 

 

....

 

 

 

국민 소득 1000달러 내외.

 

7천개의 섬에 통계추정 7,500만명이 거주하는 곳.

 

도심 한 복판에 공사하다 중단한 고층 건물들이 즐비한 곳. 도시 미관을 해칠 뿐만

 

아니라 그 비싼 땅을 이용 못하고 놀려만 두게 생겼는데도 몇 년씩 아니 어쩌면

 

계속 그대로 놔 두는 곳.

 

도로 한복판을 아슬아슬하게 걸어다니며 신호에 걸려 정지해 있는 차에

 

다가가 구걸하는 불쌍한 어린 애들이 있는 한편, 그 도로 옆 동양 최대의 쇼핑몰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여유롭게 꼬냑 한 잔과 프랑스 음식을 맛보는 사람들이 있는 곳.

 

 

 

필리핀에 와서 겪은 너무나 비일상적인 일들에 당황도 하고 상당한 재미도 느껴서

 

올리기 시작한 글을 이제 마치게 되었네요.

 

글이 너무 냉소적이다, 편협한 시각으로 쓰지 않았느냐 하고 느꼈던 분들도

 

계실 겁니다. 하지만 저는 살짝 변명을 하고 싶습니다. 처음 여기 아는 분 집에

 

놀러 왔을 때 여기서 일하는 사람들이나 이 곳 주민들을 살짝 무시하는 듯한

 

가족들의 태도에 저도 조금은 언짢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짧게나마 돌아다니면서 보고 듣고 느끼고 나니, 이 분들의

 

무시하는 말들이 이렇게 느껴지더군요 :

 

 

 

 

 

" 얼레 꼴레~ 쟤 보래요~ 쟤 보래요~ 우린 안 그런데~ 우린 안 그런데~ "

 

 

 

실제 여기 계시다 보면, 자연스레 필리핀 사람들을 무시하는 말들이 입에 붙기

 

시작하지만, 그렇게 말하는 자기 자신이, 정말로 비하하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그저 저들의 황당함에 어이없어 하는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서라는 생각이 들으실 겁니다.

 

 

 

자칫 논쟁을 일으킬 소지가 있는 문화 분석적 관점을 떠나,

 

그냥 우리식 기준으로 봤을 때 이 곳이 뭔가 손발이 맞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지만,

 

또 이들 나름대로 그런 엉성해 보이는 틀 안에서 독특한 규칙을 만들어 사회가 그런대로

 

잘 굴러가는 것을 볼 때, 그 오묘함에 자연스레 재미를 느끼게 되는 것 같습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네 소위 말하는 국민 소득 만 딸라 이상짜리 국가들이

 

무시를 하든 비하를 하든 그네 나라를 경제, 정치적으로 점령을 하든 어쨌든

 

그들은 그들 만의 틀에서 나름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다는 사실 입니다.

 

 

 

 

이 곳에 오니 오히려 저는 한국이 다시 보이기 시작하더군요.

 

우리가 당연한 사회 현상이고 어쩔 수 없는 것으로 치부했던 문제들.

 

조급증, 냄비 근성, 상대를 깔아 뭉개고 무시하는 근성...

 

더 잘 사는 나라임에도 더 못 사는 여기보다 훨씬 더 걱정과 근심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그건 정말 뭔가 잘못되도 크게 잘못된 것 아니겠습니까.

 

 

 

와서 좋은 경험 많이 하고 좋은 교훈도 얻고 갑니다.

 

 

 

그동안 글 읽어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무표정 커뮤니티 화이팅!

 

 

 

P. S

 

 

 

백마든 필마든 결국 못 탔어요

 

여기 좀 겁나요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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