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술집에서 헌팅, 합석하는 일은 분명 나이트나 클럽처럼 이성간의 만남이 당연시 되는 장소보다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찻집이나 길거리에서 엄하게 들이대는 것보다는 훨씬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죠.
다짜고짜 여자 테이블에 가서 마음에 든다느니 연락처 달라느니 하지말고 스크립트를 좀더 정교하게 짜세요.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명분입니다.
첫째로 시도하는 본인이 조금이라도 덜 민망하고
(이게 생각보다 중요합니다. 스스로 쪽팔리다고 생각하면 말이나 표정이 이상해질 수밖에 없거든요)
둘째로 여자들 입장에서도 경계심을 풀 수 있는 명분이 필요한 것이죠.
흔히 가서 무슨 말을 하건 병신춤을 추건-_-남자가 맘에 들면 오케이고 아니면 뺀찌라고 하는 사람도 있고
혹은 놀아줄 애들 같으면 어떻게 해도 놀아주고 안될 애들은 절대 안된다고 하는 사람도 있는데
그건 절대 틀린 말입니다.
여자들은 어떤 경우에나 명분을 중시하거든요. 더군다나 자기 친구들과 함께 있는 자리라면...
아주 친한 친구들끼리 또 잘 노는 친구들끼리 있다면 모르겠지만
설사 남자가 마음에 들어도 친구들 눈치보여서 쉽게 승낙 못하게 마련입니다.
제가 가장 자주 사용하는 건 게임인데요, 실제로 게임을 해도 좋고 하는 척만 해도 좋습니다.
간단하게 가위바위보 같은거... 시끌벅적 재미있게 하는 모습 보여준 다음에
마음에 드는 여자 테이블로 갑니다.
자주 이러고 노는 멤버들 같으면 정말 게임을 해서 진 사람이 가는 것도 좋겠지만
이런 데 익숙하지 않고 벌칙 때문에 마지못해 가서는 좋은 결과 나오기 힘드니까,
그 테이블에 꽂힌 당사자가 가는 게 제일 좋겠죠?
어쨌든 가서 이렇게 말합니다.
"아... 저 말씀 나누시는 데 정말 죄송한데요. 친구들이랑 게임을 했는데...
걸린 사람이 여자 테이블 가서 술 한잔 얻어먹고 5분간 앉아있다 오기로 했거든요.
이거 못하면 제가 술값 2차까지 뒤집어 쓰기로 해서 엄청 쪽팔린데 이렇게 왔어요...
저 이상한 사람 아니니까 잠깐 앉았다 가면 안될까요? 한번만 살려주세요 ㅠ^ㅠ"
이때 적당히 순진하고 부끄러운 척 하는 건 좋지만 과도하게 자신없어 하거나 버벅거리진 마세요.
실은 헌팅, 합석을 노리고 간거지만 어디까지나 게임에 져서 어쩔 수 없이 왔다는 명분이 있지 않습니까?
그냥 사심 없이 정말 벌칙 때문에 온 사람이 그럴만큼만 쪽팔려; 하시면 됩니다.
사귀자는 것도 아니고 합석하자는 것도 아니고 술 한잔이랑 5분인데 뭐 어때요(실은 아니지만)
한번만 살려주세요, 도와주세요 이런 멘트도 비굴하게 하지 말고 재미있게 하시구요.
이때 친구들의 역할도 중요한데 뒤에서 환호하고 박수치고 분위기를 띄워주는 게 좋습니다.
일단 여자 테이블에 착석 성공하면 손목시계를 가리키면서 "재고 있다, 5분 채워야돼."
이렇게 소리쳐 주는 것도 효과 만점입니다.
어쨌든 이 상황에서 어지간해서는 돌려보낼 여자들 없습니다.
누차 말하지만 합석하자는 것도 아니고 5분 앉아있겠다는 건데 그렇잖아요?
물론 유난히 성격이 까칠하거나 자기들끼리 진지한 이야기(내지는 싸움) 중이었다면 그럴 수도 있겠지만
그 정도 분위기 파악은 미리 하고 가셔야죠^-^;;;
자기들끼리 망설이거나 눈치보고 그러면 은근슬쩍 의자 빼고 앉아버리세요-_-
이 작전에서 핵심은 5분을 앉아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벌칙이랍시고 그냥 술 한잔 얻어먹고 바로 돌아오고 그러면 죽도밥도 안됩니다-_-;
우리 나라 사람들 뻘쭘한 거 잘 못참죠?
앉혀놓고 자기들끼리 이야기하고 그러지 않습니다.
술 한 잔이라도 더 따라주고 무슨 그런 게임을 했어요~ 재밌네요~ 말이라도 한 마디 걸어주게 돼있어요.
이때 혼신의 힘을 다해서 이빨-_-을 까야 합니다. 적당히 웃겨 주시구요...
"아 정말 민망했는데 그래도 이렇게 앉으라고 허락해 주셔서 너무 고맙습니다~
모처럼 놀러 나왔는데 남자들끼리 술 마시니까 심심하고 할 얘기도 별로 없고해서
이런 게임 했는데 정말 제가 걸릴 줄은 몰랐어요 ㅠ^ㅠ
실은 원래 아무 테이블이나 가라고 했는데 제가 이리로 왔어요.
이 술집에서 이 자리 분들이 제일 예쁘시더라구요~
거절을 당하더라도 예쁜 여자들한테 당해야 기분 안나쁠 것 같아서요^-^;"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풀어 나가면서 호구조사 하고, 직장 학교 이야기 하고
이상한 사람 아니라는 걸 확인시켜 주시구요... 살짝 아는 사이가 되어버리는 겁니다.
이미 여자분들은 경계심이 많이 풀어진 상태일 겁니다.
그럴 때 은근슬쩍 이것도 인연인데 여기는 여자분들끼리 계시고 우리는 남자들끼리 있으니까
기왕이면 합석해서 같이 놀지 않을래요? 하고 이야기를 꺼내보세요.
"저 정말 이상한 사람 아니구요~ 제 친구들도 다들 착하고 좋은 애들이에요^^;
평소에 이러고 놀지는 않는데 오늘 이상하게 다들 기분이 좋고 분위기가 떠서요.
또 솔직히 개인적으로 그쪽 분들 인상도 다 너무 좋으시고 괜찮으신 분들 같아서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데 이렇게 헤어지기가 너무 아쉬워서 그래요~"
다짜고짜 정체모를 남자가 같이 놀자고 하는 것보다는 훨씬 우호적인 반응이 나옵니다.
이때 넉살좋은 친구가 있어서 그 자리에 찾아와서
"아니 5분 아까 지났는데 왜 아직 안오고 있어? 눈맞은 거 아냐?
안녕하세요~ 이놈 친구인데요 벌칙인 줄 알고 보냈는데
이 자식 꽃밭에서 놀고 있는거 보니까 부러워서 저도 끼려고 왔어요"
하면서 자연스럽게 합석해 버리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물론 하루이틀 호흡 가지고 되는건 아니에요^^;
저나 제 친구들이 이런 식으로 합석을 시도했을 때 성공률은 8할 이상입니다.
물론 세상 모든 일에 백퍼센트라는 건 없습니다.
하지만 이 방법의 장점은 민망함이 덜하다는 거에요.
설사 처음 앉아도 되나효 했을 때 뺀찌를 먹더라도
부끄러울 것 없어요 게임해서 벌칙으로 간 것 뿐이잖아요?
조금 과장되게 낙심한 표정과 자세로 원래 자리로 돌아오시면 됩니다.
친구들은 박수치고 환호하고 야유하고 그러면서 맞아주면 되구요.
다른 손님들이 볼 때도 그냥 재밌게 노는 녀석들이지
여자 헌팅하려다 뺀찌먹은 ㅄ 이런 생각 안합니다.
또 게임 한번 더해서 다른 자리 가도 되구요ㅎ 당당하세요.
앉는데까지는 성공했는데 합석은 실패했다... 뭐 괜찮습니다.
거기까지만 해도 재밌잖아요? 모르는 여자들이랑 말도 섞어보고.
그 자리에 꽤 앉아 있다가 일어나는 거기 때문에 쪽팔릴 것도 없어요.
친구들은 역시 박수와 환호로 맞아주시면 되겠습니다.
아, 주의할 것은 이 방법이 좋은 방법이긴 하지만 때와 장소를 가려야 합니다.
대학가 술집이나 강남역처럼 어린 친구들 많은 데서 잘 통하구요.
동네 술집도 괜찮습니다... 다만
새벽 네다섯 시에 논현동이나 신사동 포차같은 데처럼
나이트, 클럽 등지에서 놀다가 온 선수들, 일 마친 나가요들 모여있는 술집에서
속 빤히 들여다보고 있는데 게임 어쩌고 하다가는 본전도 못찾고 이뭐병 소리 듣는 수가 생깁니다-_-
오히려 그런 장소에서는 솔직하게 오픈하고 맘에 든다, 같이 놀자 하는 게 낫습니다.
해뜰 무렵 한신포차 같은데서는 합석하려고 발악하는 남자들이랑 간보는 여자들 천지니까
설사 뺀찌 먹더라도 전혀 쪽팔리다고 생각할 것 없이... 그러고 노시면 됩니다.
거기는 원래 그러고 노는 동네니까요...
일례로 한번은 하루포차 앞에서 왠 여자들한테 "저기요" 했더니
"뭐사줄건데요?" 라는 대답이 돌아온 적도 있습니다-_-
물론 당차게 "됐거든?" 하는 여자들도 많기는 합니다.
...이상 공부해야 되는데 말려서 인터넷 켜놓고 우는 한마리 -_-였습니다.
요즘 어쩐지 그런 분들 여기 많으신듯 하네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