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상당히 어이없었던 기억중에 하나가
 
어른들이 종종 자신의 나이를 헷갈려한다는 것이었다.
 
 
적어도 국민학교(대부분 요기 출신이시리라)때 까지
 
시공간개념이 어른과 달랐기 때문인것 같은데
 
 
 
 
아주 오래간만에 가본
 
어릴적 살았던 동네가 미니어쳐로 보이는 경험은 대부분 가지고 있지 않으려나
 
거대했던 골목길하며, 웅장한 전봇대
 
어떻게 거기서 뛰어놀았는지 미스테리해지면서
 
그때는 내 사이즈가 가로 세로 이래이래 됐으니까
 
가능하긴 했겠군 하면서.
 
 
 
스페이스;는 그러하고
 
시간; 또한 어린이들에겐
 
지금처럼 두루뭉술하게
 
출근, 점심, 퇴근, 밤의 네 분절이 아니라서 (때로는 그냥 하루)
 
 
한 시간이란
 
수업 알리는 벨이 울리고
 
교과서에 낙서도 하고, 선생님 말도 듣고, 옆 짝한테 장난도 치고
 
해서 시계보면 수업시간 20분남아서
 
국어(아마도 그땐 "읽기" 책이었던 것 같은데) 책 뒤 이야기들 뒤적뒤적 읽다보면
 
선생님한테 수업시간에 다른 책 꺼내놨다고 혼나기도 하고
 
간신히 수업 끝나고 쉬는시간이 되면,
 
와 하고 신발주머니들 가지런히 꽂혀 있는 신발장 옆에서 축구도 하고
 
한참 유행했던 WWF 흉내내면서 레슬링도 하고
 
반들반들 걸레질 되어있는 나무로 된 복도를 실내화 신고 샥 미끄러지면서
 
여자애들 치마 걷어올리면서 지나가면서 복도 끝 화장실을 갔다가
 
돌아와야 지나가는 시간이었다. 
 
 
그러면 또 다시 참아야하는
 
40분의 수업시간...이 하루에 4번에서 6번.
 
 
지금 생각하면 무척이나 재밌어야 했을 그 당시;가
 
그때는 지겨웠던 이유일꺼다.
 
 
 
한 마디로 그때의 하루는
 
지금 느끼는 일주일 정도의 시간정도?
 
 
그러니
 
매일매일이 다이나믹함으로 가득차있던 어린 나에게
 
어른들이 요일도 아니고, 달도 아니고
 
나이를 헷갈려 한다는건, 도저히 이해불가 였고
 
 
 
어린 나이에 줏어 들은 노망이나 치매란게 저런건가보다
 
나름 어른들이 굉장히! 한심; 해보이기도 하고 불쌍해보이기도 했으니
 
나는 지금까지 꼬마들을 보면서
 
천진난만한 녀석들; 이라는 생각을 해본적이 없다-_-
 
 
 
이제는 슬슬 출퇴근하면서
 
그날이 그날
 
아침엔 포커스(허영만 "사랑해" 때문에) 를
 
저녁엔 시티(메뉴가 하나뿐) 를 집어들며 뛰어내려가는 지하철역 입구가
 
내 머리속 기억회로의 대부분을 차지하게 되면서 
 
매일매일이 데자뷰여
 
 
 
몇일 전 -_-
 
올해가 2008년 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는걸 깨달았는데,
 
어린 나이에 썩소를 날리며 비웃었던 어른들의 모습이
 
넉넉잡고 20년만에 이해가 되기 시작된거다..
 
 
 
하루하루의 개념이 모호해지고
 
일주일이 하루처럼 느껴지면서
 
어제와 다름없는 오늘과 다름없을 내일이 같이 뭉뚱그려져서
 
한해 한해 별거 없다는 결론이 무의식적으로 머리속에서 내려져 있기 때문인가
 
 
 
매일매일 똑같이 반복되는 일상은 왜 메뉴가 없나
 
갈아만든 출근길 원샷, 출근길 2분 부족할때, 지하철 바깥스
 
일상도 선택가능 제품도 있다면 꽤나 잘팔리지 않을까 싶다.
 
 
 
그럼
 
최소한 다림질하면서
 
이 주름은 뇌주름~ 머리속은 하얘~
 
웅얼웅얼 거리면서 흠칫 하진 않겠지.
 
 

-_- : 어라. 글체가 눈에 익어서 닉 보러 다시 올라갔더니 '접니다'라네;;; 누구지? 누굴까? -_- 아씨 궁금해졌다;; 하여간 글 잘 읽었수. 아련해지는구먼. 왠지 볼글감 같기도 하고, 볼글은 아니라는 리플(나를 까대는) 달릴 것 같기도 하고. 어쨌든 난 꿋꿋이 외치겠소. 역시 무낙 사이트! 볼글로! (2008/03/28 16:11) 글삭제
접니다 : 후덜 볼글이라뇨-_-; 볼글에 올려져 있는 글들 울어요. 원래 고정닉;없는 무표정이고, 글은 프리챌 시절엔 가끔 썼지만 엠파스 와서는 쓴 적이 없으니 기억하실리 없죠^^;  (2008/03/28 16:17) 글삭제
-_- : 초 캐 완전 공감 (2008/03/28 16:35) 글삭제
-_- : 좋네요... (2008/03/28 16:40) 글삭제
-_- : 좆내요..^^ (2008/03/28 17:30) 글삭제
-_- : Show up your penis..^^ (2008/03/28 17:33) 글삭제
-_- : 이러다 곧 죽겠지 시발 허무하다 인생 (2008/03/28 20:36) 글삭제
-_- : 아 정말 공감가게 쓰시네..하루가 예전 일주일이라..시간 정말 빨리 가는건 맞는것 같습니다...제위에 한참 형님들은 그느낌이 더할듯 싶지만.. (2008/03/29 01:10) 글삭제
-_- : 시간이 빨리 가는건 머리가 나빠지는 증거. 메모리 랩스; (2008/03/30 00:18) 글삭제
빨간모자 : 완전 공감..
볼글 추천요~
(2008/03/31 10:02) 글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