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작은 광고회사를 들어갔던 사람입니다.
중소 광고회사의 삶은 좀 쩝니다
제안서 작성은 전쟁
피튀기는 피티
입찰 몇번 못따오면 차장 이상급은 살살 짐싸야 함
연봉은 혼자 다루는 물량의 10분의 1에서 회사 경비 빼는 정도
제일기획-엘지애드- 애들이 1인당 물량이 20억 안팍입니다.
중소기업은 보통 7~8억 정도이고 그 이하면 좀 슬퍼지죠
즉 중소기업이라도 어느정도 팀장 차장급으로 생활이 가능하려면 최소한 10~12억 정도는 굴려야..
나쁘지 않은 연봉도 받고 인센티브도 좀 받고 하면서 사는건데
광고판은 혈연-_-으로 맺어진게 아니면 진짜 새로운 광고주 물기는 하늘의 별따기입니다.
우리나라 1000대 기업 중 광고회사 계열사 안둔 회사가 한 일곱여덟개 있어요
물론 외국계 업체가 새롭게 들어오는 경우에나,
또는 진짜 공정하게 입찰 붙이는 경우도 있긴 한데
혈연 다음은 혼연; 그리고 학연; 지연이 기다리고 있죠
내가 고딩때 아무리 공부를 했어도 버클리는 가기 좀 힘들었을거 같아-_-
좋은대학 나와서 광고하겠다는 애들 보면 좀 말리고 싶음
물론 이 세계에도 새로운 바람이 불어오기는 합니다
워낙에 산업의 변화가 잦은지라
2000년대 초반만 해도 극마이너였던 게임산업이 급팽창하면서, 아무래도 젊고 신선한 아이디어 아니면 죽는 판이라
좀 더 공정하게 폏가 해보려는 그 쪽 ceo들덕에 광고판이 제법 공정하게 돌..뻔 한적 도 있었구요
인터넷 광고쪽으로 신시장을 찾아내서 대형 업체들을 제친 눈치빠른 광고쟁이들도 있긴 있습니다
이건 구타와 회사내 알력에 관한 제 직장이야기입니다
처음 입사를 해서 자연스럽게 어떤 pt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 입찰은 어느정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서 우리팀 전력이 거기에 투입되었었고
나는 그걸 거들고 있었는데, 새로운 입찰이 하나 떳었습니다
원래 하던거보단 살짝 규모도 작고 가능성도 희박해 보여 그냥 조용히 넘어가려고 했었는데
회사 사장님이 저보고 한번 해 보라고 하더군요
입사 20일만에 그 제안서 쓰는 PM이 되어서 저혼자 그걸 준비 했었습니다
팀 내에서 다들 불쌍하다고 여기며 원래 자기네들 하던거만 하면서 제가 하는거 간간히 챙겨봐 주더군요
그리고 같은날 시간차를 두고 PT를 하게 되었습니다
우리팀이 어느정도 믿고 들어간 PT결과는 정반대로 거의 꼴찌로 떨어졌었고..
저 혼자 들어간 PT가 덜커덕 되더군요
아마 신입사원 주제에 살짝 거만한 기운을 풍겼을지도 모릅니다.
보통 광고사는 PT를 따면 같이고생한 프로덕션(영상,디자인,음향 등 광고마다 다름)과 술을 한잔 합니다
그리고 술을 마시러 갔는데 분명 다른 팀원들이 기분이 마냥 좋을리가 없던 자리긴 했겠죠
그렇지만 일단 일 없으면 바로 쪼이는 팀 특성상 누군가라도 일을 따왔다는건 좋은일 아닌가해서
다들 어떻게든 분위기를 즐기고 웃고 있었는데
떨어진 PT를 주로 준비한 놈이 갑자기 저한테 와서 막 욕을 하더군요. 다른 회사 사람 다보는 앞에서 엄청크게
일단 어이가 좀 없었지만 내가 좀 건방졌나 하고 꾹 참았었습니다.
나를 테스트한다는 느낌도 좀 있었구요
그래서 일단 제가 술을 따르며 화를 풀려고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니 그 사람도 좀 차분히 참으려 들더라구요
몇일을 날샌 이유인지 졸려서 술자리서 살짝 엎드려 있었습니다.
근데 갑자기 멱살을 잡고 끌고 가더군요
엄청 큰 호프집이었고 자리가 안쪽이어서 몇백명이 그걸 지켜본 꼴이었죠
그리고 가게 앞에 세우더니 막 지랄을 하더이다.
그냥 군대 다시왔거니 거지같은 놈이거니 하고 성질 안건드리려 꾹 참으려 했는데
갑자기 주먹이 날라오더군요
처음에는 그냥 때리면 맞으려고 했었는데 아무래도 자연스럽게 뒤로 좀 물러서긴 했죠
놀랍게도-_-
주먹이 날라오다가 갑자기 펴지면서 귓볼만 스치는 놀라운 광경을 목격했습니다.
처음엔 내가 술취했나, 이사람도 취해서 주먹을 제대로 못뻗는건가 하고 봣는데
그렇게 두번이 헛손질을 하는데 손이 펴치는게 다분이 의도적이더군요
제가 복싱을 좀 했는데.. 진짜 글러브 끼고 상대 동작 보면서 펀치치는 거 배운 사람이 아니면 사람이 사람을 칠 때는 눈동자에 뵈는게 없거나(대부분), 분노에 가득차 있어야 하는데
그 인간 눈에는 공포-_-가 가득차 있더군요
감이 딱 왔습니다.
이건 내가 받아치기를 바라고 뻗는 주먹이다.
갑자기 나타난 신입한테 자기 자리가 흔들릴까봐 두려워서, 내가 받아쳐서 자기를 쓰러트리기를 바라고 치는 주먹이다.
그리고 내가 혼자 고생해서 따간 프로젝트는 지가 먹으려고 하는 거구나..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래서 한번 더 주먹이 펴지는걸 목격하고는 일부러 살짝 더킹을 해서 주먹에 맞아 줬습니다.
엄청 당황 하더군요
그러자 주변에서 말리기 시작했습니다.
돌이켜 보면 웃기죠 그 상황을 지켜보던 다른 회사 사람들이나 뭐나
그때 태어나서 처음으로 참는게 이기는 거다라는걸 한번 배웠습니다. 내 성질대로 해서 얘가 원하는 대로 움직여줄 필요는 없겠다
이생각이 들더군요
그리고 제가 웃으며 오해가 있던거 같으니까 풀자고 술을 한잔 더 먹었습니다
그리고 몇년이 지났고 저를 때린 그 사람은 몇달 뒤 결국 추락하는 성과에 상사와의 관계도 문제가 생겨서 회사를 떠났습니다.
지금은 고향에서 웨딩이벤트 업체 쫒아다니며 하는일 하고 잘 살고 있다고 합니다.
내가 맞는걸 지켜보던 직원과 작년 쯤에 그 때 무슨 생각이 들었냐는 생각을 하니까 내가 뭐 큰 말실수를 한줄 알고 그랬다는 군요
100% 다 믿을 수는 없지만 그랬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구요
그 뒤 시간이 지나고 이직이 잦은 광고쟁이 답게 약간 더 나은 대우를 받을 수 있는곳으로 잽싸게 이직을 했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가끔 그런 생각은 합니다.
그 때 내가 만약 참지 않았다면?
내 성질이 내가 피땀흘려 따낸 프로젝트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면?
저한테 가장 중요했던건 제가 냈던 아이디어와 그걸 풀어내는 과정, 그리고 그걸 온 러닝 하는 일 이었고 그래서 수십명이 보는 앞에서
그런 수모를 참을 수 있었던거 같습니다.
단순한 싸움이었다면 모를까, 상대가 뻔히 바라는 수가 있어서 휘두르는 진짜 주먹을 맞아 줄 필요는 없었던거 같거든요
그 뒤에 그 폭력사건이 이사,전무선까지 귀에 들어가긴 했었고, 처음에는 저한테 불리해보였던 상황은 점차 개선 되어졌습니다.
뭐 직장인이 성과로 말하는거죠.
저는 싸가지 없어서 맞은놈이란 낙인이 찍혔었고 그것도 괘 저를 괴롭히긴 했으나 난 그걸 극복했었고 절 때린 사람은 그 사람 나름대로 낙인이 찍혔었고 성과가 안따라 주면서 결국 그 낙인을 떼내지 못하고 정리가 되더군요
왕따당한 다는 여 직원 분께
진짜 너님께 중요한 가치가 뭐인지요.
직장인은 일과 성과 로말해야 합니당.
이제 낙인은 그 미친년 쪽에도 2연타로 제대로-_-찍힌거 같네용
누군가를 내보내기 위해 싸우는 직장인 치고 잘 살아남은놈 못봣음
한번더 그지랄 하면 이제 그 프린트 뽑은 미친년은 회사에서 알아서 정리할 거임
일 열심히 하세요, 분기가 몇차례 지나면 결국 회사는 평정심을 가지고 일을 계속한 쪽에 지지의 무게를 더해 줄테니
답 없는 위장; 장애 가진 상사 때문에 고생한 반공무원 여자분 잘 사시나..
짜잘하게 화내다 위에서 얼르고 지치기를 반복하던..으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