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만한 글들

2010.05.17 13: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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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 -1

고등학교 생물 시간에 몸의 솜털은 체온을 보존하기 위한 것이고

코털은 코에 들어가는 먼지를 거르기 위한 것이며

음모는 중요 부위를 보호하고 성감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배웠다.

생물 선생님 가라사대, 인체의 모든 기관은 다 쓰임새가 있어 존재하는 것이니라.

그래서 선생님은 한여름에도 한 줌의 겨드랑이 털을 소중히 간직하고 계셨던 것인가요.

여자라고 제모를 꼭 해야한다는 것은 아닙니다만, 민소매 입고 필기하실 때는 저희가 좀 무안했어요.

선생님이 탕웨이도 아니잖아요.

미국 어학연수 시절에 동양 여자애들에게 추근덕거리기로 유명했던 터키 남자애가 나에게 말했다.

"킴, 한국 여자애들은 참 예쁜데 말이야. 이상하게 거기 털을 정리 안해. 거기가 정글이야."

너무 놀라버린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소녀시대의 소녀시대.ver)

다른 나라 여자애들에게 물었더니  "오우 킴, 털 정리는 매너야."랬다.

졸지에 매너 없는 여자가 된 나는 즉시 마트에서 면도기를 사 비키니 라인을 밀어보았다.

확실히 시원하고 좋았다. 그러나 1주일 후 털이 자라면서부터 나는 후회하기 시작한다. 

까실한 거기카락이 내 허벅지를 자극했고, 꿀벅지를 넘어 꿀단지 수준의 육덕진 내 허벅지는 아프고 따갑고 가려웠다.

예전에 여자 목욕탕에서 다리 벌리고 드라이어기로 수북한 털을 말리는 아줌마를 보며 왜 저럴까 눈살 찌푸렸는데,

남 몰래 거기를 긁는 내 신세가 더 하찮았다. 

아무튼 여름이 다가오는데 캐리비안베이도 오션월드도 갈 일 없건만,

거기카락을 제거하면 질염 예방에도 좋고 생리 때도 편하며 남자친구도 좋아한다는 말을 듣고

나는 즉시 지마켓에서 제모 왁스를 검색했다.

거기에는 이미 많은 구매자들의 후기가 있었다. 나만 빼고 모두들 하고 있었던 것인가.

나는 친구들에게 메신저로 물었다. '너도 거기 털 정리하니?'

친구들은 '야, 겨드랑이 털 뽑는 것도 힘든데 거기까지 정리하란 말이냐.

니가 그 풍조에 동참해서 그게 당연하게 되어버리면 안돼.'라며 나를 말렸다.

모두 같이 망해보자는 훈훈한 우정에 자극을 받아 남몰래 왁스를 주문했다.

친구여, 미안하다. 나는 흥할테다. 

왁싱을 전문으로 하는 샵도 있다지만, 나도 제대로 안 본 곳을 다른 여인에게 보여준다는 것에 거부감이 들어서 셀프를 결심했다.

누워서 발바닥을 붙인 굴욕적인 자세로 소리를 질러야한다는 게 좀 그랬더랬다.

설명서에는 거기카락을 1센티 정도로 남기고 자르라고 써있었다.

나는 문구용 가위를 알콜로 소독한 후 잘라나가기 시작했다.

삼십년이 다 되도록 내 영희를 제대로 본 적이 없는데 이 기회에 안면을 제대로 텄다.

그리고 전용 왁스를 전자렌지에서 돌린 후 카라멜처럼 꾸덕한 농도로 만들어 거기카락에 발랐다. 굳기를 기다렸다. 
1분이 지나자 왁스가 굳고, 나는 떨면서 떼냈다.

나도 울고 영희도 울었다.

국민학교 수련회 때부터 회사 다니며 사회의 쓴 맛을 보는 여태까지 '극기'라는 두 글자를 지겹도록 들은 것 같은데,

지금처럼 내가 나를 이겨야 한다고 생각한 적은 처음이었다.

어떻게하든 욕이 나오게 아픈 건 똑같은데 살살하면 더 아프다.

그래서 과감히 확 떼야하는데 또 내가 나에게 잔인해지기는 힘들다.

원래 자기와의 싸움이란 이기는 것도 나고 지는 것도 나니까 좀 져도 되는거잖는가.  

스파르타쿠스에 나오는 남자들은 털 한 올 없이 깨끗하던데,

이건 연약한 여자의 몸으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검투사니까 가능했던거다.

 

하지만 반쯤 떼냈는데 반 남기면 더 이상하잖아.

그래서 다시 마음을 다잡고 왁스를 바른 후에 떼냈다.

나의 거기카락 한 올 한 올이 존재감을 드러내며 나를 붙잡는다.

시뻘개진 나의 사타구니를 보며 대학교 교양 수업시간에 본 스탈린그라드를 떠올렸다.

그리고 치열했던 싸움 속에서 살아남은 몇 안되는 생존자를 쪽집게로 확인 사살했다.
거사를 치른 후에 나는 하반신 탈의로 바닥에 널부러져서 고민했다.

도대체 거기카락은 왜 거기 있는 것인가.  

2010.05.17 13:17:47
1.   -_-
거기카락;;;;;;;;;;;;
2010.05.17 13:19:29
2.   -_-
으악...ㅋㅋㅋ
혼자 집에서 무지하게 웃었네요 ㅋㅋㅋ
제...제가 떼어드려도 되겠습니까?
2010.05.17 13:20:04
3.   -_-
사무실에서 읽는데 표정관리가 안되서 혼났습니다 -_- 볼글로~
2010.05.17 13:21:11
4.   -_-
사람에게 있는 털들은 모두 소중한 곳에 나 있지.

거기, 겨드랑이, 머리, 눈 위, 양심.

그건 그렇고 인증샷 올리시오.
2010.05.17 13:21:17
5.   -_-
너무 재미있게 잘 읽었어요.
2010.05.17 13:23:45
6.   -_-
ㅋㅋㅋ사무실인데 미친놈처럼 끅끅 대면서 웃었네요.. 

글 맛깔나게 정말 잘 쓰시는듯...저 저도 떼어드리는데 발한번 슬쩍 담가봅니다??????
2010.05.17 13:25:49
7.   -_-
거기카락;이 없으면 재수없다고 남자들이 싫어함.

항문카락;보단 낫지 않음?

항문카락 심해서 찬데 앉다가 치질걸린 사람 여럿임.


난 땀띠가 심해서 엉덩이 붙이고 오래 앉지도 못하는데 쳇

2010.05.17 13:50:25
8.   -_-
영희랑 안면 튼 소감은 어떤가요?
2010.05.17 13:54:02
9.   -_-
그건 그렇고 인증샷 올리시오.(2)
이런 여자 너무 좋다.
2010.05.17 14:02:51
10.   -_-
나,,, 꼴렸다;;;;
2010.05.17 14:13:37
11.   -_-
아 존나 웃기네 ㅋㅋ
2010.05.17 14:16:40
12.   -_-
여성의 겨털제거는 서양에서는 목아래로 전신의 체모를 제거했던 고대를 제외하면 1915년 미국의 안전면도기의 보급과 함께 일반화, 2차대전후 서유럽, 90년대에는 동유럽에 보급되었다. 무슬림의 경우 종교적인 의미로써 남녀 모두 겨털을 깎는 습관이 있다.

고대그리스시대부터 여성의 음모를 제거하는 습관이 있었던 서양에서는 여성들은 비교적 용이하게 왁싱을 받아들여 일반화돼있다.

요즘에는 여자들이 V라인,I라인,O라인이라고 하던데 풀브라질리언은 전문가의 손길이 필요할 듯.

나도 자기관리 잘하는 여자가 좋아.
인증샷 올리시오.(3)
2010.05.17 14:33:41
13.   -_-
글쓴은 비키니 왁싱만 한겨, 아님 브라질리언?
브라질리언 혼자 했으면 진짜 용자로 인정 ㅋㅋ

나도 첨엔 마눌한테 브라질리언식으로 제모 (왁싱 혹은 레이저)를 엄청 강요; 했었는데,
마눌이 정말 싫어하면서 거부하길래 그냥 면도로 합의.

지금은 일주일에 한번만 하면 되는 길이라 쉽게쉽게 가지만
처음에 가위로 자르고 첫면도 하던 날은 아주 난리였음 ㅋㅋ
2010.05.17 14:38:37
14.   -_-
심리학 수업인가에서 들었는데

숲은 여자의 영희털=즉 거기카락; 을 뜻하며

숲이 좋다 = 거기카락이 좋다는 말은 성교;를 하고 싶어하는 사람의 심리를 나타난다라나 모래나 라고 들었음.


근데 지금! 그런게 중요한게 아니고,



인증샷 올리시오 (4)


똥꼬카락 많은 사람의 고통에 비하면 뭐
2010.05.17 14:39:05
15.   -_-
2010.05.17 14:41:05
16.   -_-
보면서 그 고통이 나의 고통인것만 같아 소름이 쫙;; 잘 참으시네요;; 우월한 정신력이십니다;;
2010.05.17 14:45:44
17.   -_-
아이고 배꼽이야 ㅋㅋㅋ
2010.05.17 14:55:23
18.   -_-
근데 나 궁금한거 있는데
비키니라인 정리, 라는 것이
거기카락을 싹 미는 거야?
2010.05.17 15:05:59
19.   -_-
난 왁싱은 아니고 숱;;만 좀 쳐 봤는데 다시 나면서 가려워 죽는줄 알았어요 ㅋㅋㅋㅋㅋ
2010.05.17 15:23:53
20.   -_-
예전부터 누나 쩐다 쩐다 느꼈는데

장미꽃봉오리 이 누나 진짜 쩐다
2010.05.17 15:30:17
21.   -_-
아씨발 닥치고볼글 -_-

ㅠㅠ
ㅠㅠ
2010.05.17 16:03:34
22.   -_-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우.. 생각만해도 끔찍한 고통이....
2010.05.17 17:09:48
23.   -_-
그렇다고 빽;으로 밀면 도끼자국이 보일수 있으니 낭패

이번 여름은 수영장 존나 쳐가야겠다.;
2010.05.17 19:10:49
24.   -_-
으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10.05.17 19:19:10
25.   -_-
아 내 영희가 다 아파와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2010.05.17 20:38:42
26.   -_-
로즈버드 캔커피는 요새 안나오는걸 보니 망했나?
2010.05.17 22:08:58
27.   -_-
로즈 대형 글이길래 읽지도 않고 리플부터 답니다;; 반가워서 ㅎㅎ

이제 읽기 시작~~
2010.05.17 22:26:54
28.   -_-
거기카락은 이성을 유혹하기 위해서 있는 거라고 들었는데.
성기에서 나오는 분비물의 향기;;;를 가둬놓기 위해서라고 말야.
그건 그렇고, 대단하시구려.
2010.05.17 22:31:22
29.   -_-
왁싱이라고 검색했더니, 아래와 같은 링크가 있구려.
놀라운 게 이니셜 모양만 남기고 왁싱하는 사람도 있다는 것.

http://www.bpgaza.com/img/comp02/img02.jpg
2010.05.17 22:35:16
30.   -_-
누님 글 읽을때마다 항상 다는 리플이지만..
사랑합니다.
2010.05.17 22:50:41
31.   -_-
29/ 난 썬더가 너무 웃긴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거기카락이 번개모양이네;;
2010.05.17 23:09:59
32.   -_-
제 여친은 그 윗부분은 남겨놓고 아래만 미는데
첨에는 까슬하더니 나중에는 수준급으로 왁싱;;

일단 한번 시작하면 영원히 밀어야 함
아니면 그 따가움을 다 자랄때까지 참아야 하는데 그게 힘들다는데..
2010.05.17 23:36:53
33.   -_-
역시 로즈대형이시군요! -_ㅠㅠㅠ 감동의 쓰나미
2010.05.17 23:46:22
34.   -_-
오우 킴, 인증은 매너야.
2010.05.17 23:59:28
35.   -_-
좋아 *-_-*
2010.05.18 00:01:00
36.   -_-
신춘문예;감이로세..
2010.05.18 00:20:02
37.   -_-
아오 34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10.05.18 06:31:28
38.   -_-
그냥 내 경험 상으로 섹스할때 닿는 부분이 아프니까 쿠션;을 위해서
남녀 음모가 있는 거 같았어.
한 번은 풍성했던 털의 숱을 완전 쳐 냈더니 쿠션감이 없어져서 좀 아프더군.
2010.05.18 07:59:23
39.   -_-
원래 자기와의 싸움이란 이기는 것도 나고 지는 것도 나니까 좀 져도 되는거잖는가. 
------------------------------------
이 부분이 가장 인상깊었네요. ㅎㅎ
2010.05.18 08:22:22
40.   -_-
볼글로!!ㅎㅎ
2010.05.18 09:12:36
41.   -_-
인증을 안했으므로 아직은 무효
2010.05.18 09:39:00
42.   -_-
있지도 않은 영희까지 아파오는 글이다...
2010.05.18 09:46:03
43.   -_-
42 / 없는 좆도 서는 느낌을 패러디 한 것 같건만 그다지...
2010.05.18 11:19:13
44.   42
43/아닌데?
2010.05.18 11:44:14
45.   -_-
거사를 치른 후에 나는 하반신 탈의로 바닥에 널부러져서 고민했다.

부분에서 섰다..
2010.05.18 13:46:22
46.   -_-
당신은 일반 커피가 아니야.
닉을 바꾸시오...TOP 로;;;;
2010.05.18 13:57:11
47.   -_-
이런 여자라면 얼굴이 사내대장부같이 생기고 콧수염이 있더라도 사귈 마음이 생길거??정도는 아니고

몸무게 70kg에 일자형 몸매라도는 아니고 아무튼 못생겼더라도 괜찮을듯

얼굴 안 보고 반해버린 여자는 당신이 처음이야...

이 여자를 진짜 차근차근이던지 훅 가던지 알고 싶다.
2010.05.18 14:57:53
48.   -_-
47/ 작업 치지 마라 가능성 없으니까
2010.05.18 15:17:27
49.   -_-
아오 34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2)
2010.05.18 17:11:41
50.   -_-
혼자하다니 대단ㅋㅋㅋㅋㅋ
난 샵에서 했었는데 나의 영희를 첨보는 사람에게 온전히 내어준건 처음..이었기에 정말 민망했지만 
너무너무 아파서 민망한것도 잊었다는..... ㅠㅠ
2010.05.18 21:12:55
51.   -_-
34번 ㅋㅋㅋㅋ
2010.05.18 22:37:00
52.   -_-
34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10.05.18 23:05:47
53.   -_-
나도 울고 '영희'도 울고에 훍훍 님화 천재세요?
2010.05.19 01:52:10
54.   -_-
행복하다.
2010.05.19 07:11:34
55.   47
48/ 그냥 이렇게 쿨한 성격의 여자라면 정말 외모에 상관없이 사귈수 있을거 같다고 생각이 들어서 썼으니깐 

신경 턴오프해 두어. 이런 훈늉한 글에 난장판 만드는건 예의가 아니잖아!
2010.05.22 02:31:15
56.   -_-
난 이런 여자라면 사귈수 있을거 같다;정도를 넘어서
사귀어달라고 하고싶을 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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