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분당 모 식당에서 칼질하고 있는 초보 짱깨입니다.
 
 
일전에 어떤 분께서 탕슉만드는 방법 올려달라고 하셨는데
 
오늘 주말인지라 조낸 바쁘게 일하고 나서 맥주 한잔 하고 나니 갑자기 그 생각이 나서...
 
 
 
우리나라에서의 중식은 대부분이 중국에 있는 요리가 아니라 화교들이 만들어낸 요리라 합니다.
 
중식업계는 실제로 화교들의 세상이고, 그들의 머리와 손에서 모든 요리들이 생겨나고 변형되고 유행해 온 것이지요.
 
(저희 가게에도 주방장급들은 모두 화교입니다)
 
그래서 중국의 본토요리와는 그 모습과 조리방법이 다르고 맛 또한 많이 다르다고 합니다
 
만.. 저는 중국에 가 본적이 없어서 모르겠네요;
 
그래서 이런저런 많은 차이점이 있으니 걍 취향의 존중이라고 생각하시고; 심한 태클은 안 거셨으면 합니다;
 
 
여튼 아직 중식에 입문한지 1년도 안되는 초짜의 글이라 
 
요리의 핵심을 짚어내기엔 매우 허접하니 전적으로 신뢰하진 마시고 걍 재미로 읽어주세요.
 
 
 
 
1. 고기손질
 
 
저희는 탕수육 메뉴가 크게 돼지탕수육, 꿔바로우,  쇠고기탕수육, 해물탕수육 정도인데요,
 
일단 돼지와 소로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저희는 돼지는 목잡을 쓰고, 소는 방심을 쓰고 있는데, 머.. 어떤 부위라도 별로 상관은 없습니다.
 
다만 고기를 썰 때 고기결을 끊어주면서 써는 것이 핵심인데요
 
질긴 쇠고기는 물론이거니와, 돼지고기 역시 힘줄방향으로 써는 것이 아니라 반대방향으로 잘라줘야
 
먹을 때 질기다는 느낌을 받지 않을 수 있겠지요.
 
특히 꿔바로우 같은 경우는 돼지고기 부위 중에서 힘줄이 꽃처럼 퍼지는 연한 부위를 얇게 썰어 사용하는데,
 
이 역시 원리는 같다고 보시면 됩니다.
 
 
이렇게 새끼손가락 정도의 사이즈로 잘라낸 고기들을 물에 씻어 피를 빼주십니다.
 
동물의 부산물 중에서 피가 가장 먼저 상한다고 들었는데.. 검증된건 아니구요;
 
여튼 이건 저장성을 우수하게 하려는 의도가 크겠지요.
 
어느 분은 고기는 피맛으로 먹는다고 하시던데.. 갠적으로 저는 취향이 아닌 듯 합니다;
 
 
 
이렇게 피를 빼낸 고기를 연하게 하기 위해서 소스에 재워두는데요,
 
저희 경우는 파인애플+키위를 섞어 갈아놓은 즙에 한두시간 정도 재워둡니다.
 
이 과정을 거치시면 확실히 고기가 연하고 야들야들해진 것을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후추나 정종 등으로 밑간을 하는 경우도 있는데, 굳이 안하셔도 별 문제는 없습니다.
 
 
이렇게 재워둔 고기를 다시 물에 씻어내고 물기를 뺀 다음 사용을 하면 됩니다.
 
 
 
 
2. 반죽 및 튀김
 
중식의 튀김옷은 전분으로 하는 것은 아시죠? 밀가루와는 달리 바삭한 맛을 내는데 유용합니다.
 
거기에 몇 년전 대히트를 쳤던 꿔바로우의 여파인지 찹쌀가루를 같이 사용하는데요,
 
찹쌀가루를 쓰게 되면 튀김옷에서 매우 쫄깃쫄깃한 맛을 느끼실 수 있게 됩니다.
 
 
들어가는 재료들은 전분+찹쌀가루+계란 흰자+물+(식용유) 정도인데요,
 
부었을때 옅은 가래침 떨어지듯; 걸쭉하게 떨어지는 정도로 농도를 맞추시면 됩니다;;;
 
솔직히 이 농도의 정도는 아직 뭐라고 글로 설명하긴 힘드네요;;
 
이게.. 반죽이 질면 고기에 입혀지지가 않고 흘러내리고 되면 떡이 되버리는데
 
이게 어쩌면 젤 중요한 것일 수 있겠으나 글로 설명을 잘 못드리겠습니다 ㅈㅅ;
 
 
전분은 물에 담가두었다가 맑은 윗물을 버리고 사용하는 이른바 물녹말을 씁니다. 저희는 감자전분을 쓰고 있어요.
 
찹쌀가루는 취향에 따라 넣으시면 되는데, 그리 많이 넣으실 필요는 없습니다.
 
계란흰자를 넣는 것은 아시다시피 흰자가 휘저어지면서 기포를 형성하여 바삭거리는 식감을 주기 때문인데요,
 
노른자는 부드러운 느낌을 주고, 튀길 때 색깔을 쉽게 변하게 하기에 사용하지 않습니다.
 
머.. 흰자 역시 그리 많이 넣으실 필요는 없습니다.
 
그리고 반죽을 보관하실때는 얼음을 이용해서 차갑게 보관합니다.(이건 일식 튀김과 동일)
 
이유는 온도차 때문에 튀길 때 바삭함이 커진다고 하더군요.
 
 
중식튀김은 튀김자체로 먹는 음식이 아니라 튀겨낸 다음 여러종류의 소스를 입혀 내놓는 관계로 일반적으로 튀김옷이 두껍고 단단하지요.
 
그래서 기름에 넣으실 때, 고기에 반죽을 두껍게 입혀 기름에 넣으시고
 
튀기는 과정에서 물기를 빼고 반죽과 잘 붙어 익을 수 있도록 자주 누르고 때려주세요; 요거 생각외로 중요합니다.
 
 
기름온도는 일반적으로 180도 정도겠구요, 익었는지의 여부는 색깔로 판단하셔도 얼추 맞겠으나
 
무게로 판단하시는 것이 제일 정확합니다. 현장에선 좀 애매할때면 튀김을 손으로 직접 눌러보고 판단합니다;;
 
기름에 넣기 전의 고기의 무게와 익어서 수분이 빠져나간 후의 고기의 무게를 느껴서 보통 익었는지의 여부를 결정하거든요.
 
그렇게 튀겨낸 다음 바로 소스로 던져넣으시면 되니 튀김기에 넣으신 다음 소스를 만드시면 되지요.
 
 
 
3. 소스만들기
 
달군 팬에 기름을 넉넉히 붓고 그위에 파마늘편(소송,초총등으로 불림)을 넣습니다. 파마늘편은 풍미를 위한 것이죠.
 
거기에 약간의 간장과 정종을 넣습니다. 간장은 색깔을 위한 것이고 정종은 풍미를 위한 것이니 둘다 약간만 넣으시구요.
 
거기에 식초 0.7 설탕 1, 물을 기름보다 약간 더 넣고 저어서 녹여줍니다.
 
이 때 맛을 보시고 취향에 맞게 각각의 비율을 조절하시면 됩니다.
 
 
내 취향의 맛이 탄생되었다 싶으면 물녹말을 적당량 풀어 저어 걸쭉하게 만드시면 됩니다. 너무 저으면 떡이 되버리니 주의하세요.
 
이 다음에 고명(여기선 '마' 라고 합니다)과 고기를 넣고 몇 번 볶아서 접시에 내시면 됩니다.
 
저희는 마로 체리,파인애플,황도, 용안(람부탄) 등등을 넣는데.. 뭐 취향껏 넣으시면 되겠죠?
 
요렇게 하면 튀김옷에 착 달라붙어 나중에 식어도 맛탕처럼 윤기나는 탕수육이 됩니다.(윤기의 핵심은 바로 식용유;;)
 
 
 
그리고 사천탕슉은 소스에 기름 대신 라유(고추기름)를 쓰고 케찹을 추가로 넣는 차이 뿐이니 참고하세요.
 
 
 
여튼 어쨌거나 주말이 갔네요. 연말이 다가와서 그런지 지옥과 같은 이틀이었습니다;
 
그래서 일반 직장인, 학생분들께는 지금이 스트레스에 시달릴 짜증나는 밤이겠지만 저에게는 홀가분한 시간이네요ㅋ
 
아직 짬밥이 안되는지라 일끝나고 마감한 다음에 눈치보며 배우는 요리들이지만 어찌나 재미있고 즐거운지..
 
다음에 또 시간되면 레시피 이런저런거 올려드릴께요~
 
 

-_-' : 악 시바 개초보의 실력으로 할 수 없는 거 잖아~!! -_-' (2008/12/01 01:31) 글삭제
-_- : 얼핏 보고 '개고기 탕슉'인줄... (2008/12/01 01:33) 글삭제
-_- : 감사합니다. 잘 써먹겠습니다. 집에서 닭튀김이라도 할라치면 튀김옷이 분리되는 통에 스트레스였는데 꾹꾹 눌러봐야겠다능-_- 근데 요새 튀김요리에 관심이 있어서 여쭤보는건데요, 유린기나 부귀새우용 튀김옷은 어떻게 만드나요?  (2008/12/01 03:02) 글삭제
-_- : 일단 볼글로 가져다놓고 연구좀 -_-;; (2008/12/01 03:05) 글삭제
-_- : ?? 파마늘 볶고 야채나 과일을 볶고 난 다음에 간장 식초 설탕 물 넣는 순으로 소스를 만드는게 아니고 고명과 소스를 따로 조리 합니까? 윗글에 보이기엔 만들어진 소스에 고명 투입이라는 얘기 같은데.. 좀 헷갈립니다. (2008/12/01 05:06) 글삭제
-_- : 두번 튀겨내지는 않나봐요? (2008/12/01 07:26) 글삭제
-_- : 기름에 넣기 전에 튀김옷 상태에서 톡톡 때려주라는 얘긴가요? (2008/12/01 07:33) 글삭제
-_- : 하아;도저히 안되겠다 포기 ㅠ0ㅠ (2008/12/01 08:12) 글삭제
zegal : 이거 일단 볼글로; 한번 시도해볼만하겠네요. 제가 탕슉을 좀 좋아해서; (2008/12/01 09:18) 글삭제
애비 : 에헴 에헴 언제 집에와서 탕슉 함 해주게. (2008/12/01 09:23) 글삭제
-_- : 롱간이나 람부탄이 고명으로 들어가다니... 비싼 집인가 봐요;
여튼 캄사
(2008/12/01 10:08) 글삭제
빨간모자 : 제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 탕수육; 하악하악 (2008/12/01 10:23) 글삭제
-_- : 나도 개고기로 본;;;; 근데 진짜 어렵다; 일반적으로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내용 맞음??? (2008/12/01 11:16) 글삭제
-_- : 근데 중식은 불의 요리잖아요...화력이 중요한데...집에서는 아무래도 중식요리하기 힘든듯...아흑..불맛나는 짬봉이 땡긴다는... (2008/12/01 11:34) 글삭제
-_- : 탕슉이 어디다 쓰고 남은 잡고기 붙여다 만드는줄 알았는데 아니었군요; 저희 동네는 그렇게 만드는지도 모르겠습니다-_- 씹히는 맛도 뭔가 덩어리져있지 않은 데다가 튀김옷이 고기보다 비율이 더 많어 시바 (2008/12/01 13:01) 글삭제
-_- : 나도 그래서 집에서 만드는 자장면은 왜 이렇게 맛이 없나 했더니 춘장 볶을때 화력이 약해서 그렇다더군. (2008/12/01 13:40) 글삭제
익명 : 근데 탕슉도 그렇고 자장도 그렇고 짬뽕도 그렇고 화력의 문제도 있지만 만들 때 미원을 큰 밥술갈로 한숟갈씩 안넣으면 맛이 안난다던데 사실입니까? (2008/12/01 14:30) 글삭제
-_- : 나는  빨모보다 더 탕수육을 좋아해! (2008/12/01 23:43) 글삭제
-_- : 1430/난 짜장에 카라멜 넣는다고 들었어 (2008/12/02 09:29) 글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