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우리 나라에 휴거의 구체적인 날짜까지 말하면서
대대적으로 광고하던
사이비 종교가 있었던 것 기억하는가?
몇 년도 였는지는 정확하게 기억 안나는데
대략 90년대 10월 즈음이었던 것 같다.
(그때 부터 나에게 가을은 휴거;의 계절-_- 날씨도 선선한게 휴거의 계절이 오는구만.)
그 사람들의,
휴거 예정 시간으로 잡혀 있었던 밤 12시까지
열광적인-_- 집회가
전국 티비에 생중계 되고 그랬는데,
티비로 지켜보면서,
내심, 뭔일이 일어나지 않을까 기대하기도 하고
방방 뛰며, 열렬히 휴거를 기다리는 저 사람들은
아무일도 안일어나면 저 뻘쭘;함을 어떻게 감당하려고 그러지
어린 마음에 걱정도 하고
그랬던 기억이다.
당연히
휴거는 없었고
니가 대학 들어가면 세상에 공포의 대왕-_-이 와서 멸망하노라
시발;스러운 예언을 했던 노스트라다무스 아저씨도 틀렸고,
대학 졸업 잘;하고
직장에서
나는 지금 화낙에 글을 쓰고 있다.
내가 흥미있었던 건 사실 그 사건 이후다.
사람은 살면서 누구나 실수를 하고
잘못된 선택을 하고,
어긋난 믿음을 갖기도 하고 그렇다.
근데, 저 정도 규모의-_- 삽질이 되면
대충 수습 가능한 수준이 아닌데,
어떻게 살고 있을까.
실제로 그 사람들은 재산도 처분하고 그랬다니까.
어땠을까?
우리의 기대;대로
아 시발 미친 쿰;
하며 자신들의 머리를 땅에 헤딩할 정도로 부끄러워하고, 후회하며
정상적인 사회인으로 컴백했을까?
여기서 한 가지 체크할 것이 있다.
내가 노스트라다무스 아저씨의 예언이 틀렸;다 고 할 때,
"그건 단지, 우리의 해석이 틀렸을 뿐이라고."
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있지 않은가?
위에 처럼
생각할 가능성은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에 관심이 많고,
그럴듯하게 여긴 사람이었을 수록 높다.
* 여기서 노스트라다무스 예언의 해석과, 진실에 대한 말을 하려는건 아니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자신이 틀렸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싫어한다.
미국에도 우리 나라에서와 거의 동일한 일이 일어났었다. (이것도 미국에서 엄청나게 큰 이슈가 되었다.)
그 사람들은 자신들이 외계인과 교류를 하고 있고,
지구의 멸망이 예정되었으며,
지구 멸망의 때에,
그 외계인의 말을 믿은 사람들(자신들)만이 UFO로 구원이 된다고 믿었다.
그 예언이 거짓으로 증명 되었을 때,
그 사이비 종교의 우두머리는 외계인으로부터
새로운 메세지를 들었다며, 이렇게 말했다.
"너희들의 믿음 덕에, 지구의 멸망은 구원 받았다."
이런 가뭄에 단비같은 변명이 있나.
그 사람들 중 꽤 다수가 그 이후로 더 열심히 포교를 하며 - 이 사이비 종교는 포교를 거의 하지 않았었다.
종교의 일원으로 살았다고 한다.
그 사람들이 온전히 교주의 말을 믿었을까?
그 사람들은 자신들이 실제적으로 행했던 삽질;을
수습하는 것보다
자신들이 틀리지 않았다는 사실의 증명이 중요했던 것 뿐이다.
너무 뻔해서, 실소가 터져나올만큼 어리석은 말일지라도.
환자들 중에 야메한테 치료를 받고 오는 사람들이 가끔 있다.
재밌는 것은,
그 야메가 환자에게 해준 말들이 너무도 당연하거나, 완전 틀렸거나 둘 중에 하나인데,
환자들은 지적받는 걸 싫어할 뿐더러,
명백하게 틀렸을 경우에도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는 이야기다.
되려; 그 야메를 감싸주고 변명까지 해준다.
이런 식.
"원래 거의 치료가 됐는데, 내가 무리해서 그래요."
"그 분이 치료를 참 잘하는데, 제가 바빠서 자주 가기 힘들어서 그럴겁니다. "
등등.
여기에 몇 가지 필요한 요소가 있는데,
그 야메가 유명;해야 하다는 것.
주변에 그 야메에게 효과를 본 사람이 있다는 것.
종교든, 다른 믿음이든,
맹신을 위한 필수 요소들이다.
권위, 다수.
선배 중에 한 분이
환자가 틀린; 이야기를 해도
"네, 당신 말이 맞습니다." 맞장구 쳐주라던 분이 있었다.
그 이야기를 잊고서 일을 하다가
요즘에서야 드는 생각이지만,
역시 선배는 선배구나.
처음엔
그걸 대꾸도 못할만큼 날카롭게; 지적을 해주기도 하고,
얼마나 잘못된 지식 또는 치료였는지 이해를 시켜주려고 노력을 하기도 했다.
그런데
경험이 쌓이고, 사람들을 많이 대하고,
심리, 혹은 이것 저것 공부를 하면서 깨달은 건데
사람을 대할 때, 필요한 기준이
하나일 필요가 없다는 거다.
누군가는 지적을 받으면,
잘 생각 해보고 수용하는 사람도 있고,
누군가는 지적을 받으면,
내용 보다는 "날 지적 했으며, 내가 틀렸다고 했다." 라는 불쾌한 감정만 기억에 남기기도 한다.
(내가 야메를 부정하는 것도, 결국 야메를 믿었던 자신을 부정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틀린 것을 바로 잡아줘야 옳지 않겠는가라는 생각을 한 적도 있었는데,
정말 상식이 안통할 정도로 무식;하다면
바로 잡아주기가 불가능 할 뿐더러,
그렇지 않은 사람이라면,
이미 병원에 온 것부터
"자신이 틀렸다"는 것을 알고 있다.
수상록에 이런 말이 있다.
농사일이든, 사람의 일이든
심는 것-_-은 쉽다.
단지
그 이후가 어려울 뿐이라고.
맹신의 씨앗은
자신이 스스로 심는다.
그걸 뽑아 내는 결정적인 역할도
결국 본인에게 달려 있는 것 같고.
오늘도 난 한가지 깨달음을 더 하며,
조금 더 완전체에 가까운
나이 먹은 능구렁이가 되어 가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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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체가 될려면 17,18호를 흡수해야 합니다. (2008/09/22 13: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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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글이예요 (2008/09/22 13:3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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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완전체가 되어 가는군요. 전 진행은 안보이고 정지되어 있는 듯... (2008/09/22 13:4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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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글입니다... 능구렁이가 모두들 되어가고있는 거지요...다른말로는 '어른'이 되어간다고나할까요? -_- (2008/09/22 13:4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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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어쩐지 빨모 보라고 쓴 글 같어 (2008/09/22 14: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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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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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글입니다. 실제로 그 휴거 사건 때도 목사가 무안단물 비슷한 생명수를 나눠주었다고 합니다. 자궁근종이라는 진단을 받고도 그 생명수만 마시고 배에 바르던 아줌마가 자연적으로 자궁근종이 밖으로 배출되었을 때도 병원에 가서 그 의사에게 생명수 때문에 아무 탈 없이 나았다고 주장하더군요. 의사는 피식 웃고... (2008/09/22 14: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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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9 너 그러다 곧 쫓겨난다 (2008/09/22 14: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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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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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여기 있었던지 어언 7년 정도겠군요. 저는 "고정닉;으로서의 존재들"에게 예나 지금이나 관심이 없습니다. 오프에서는 만나서 술마시고 인간적인 친분이 있을 수 있겠습니다만. (2008/09/22 14: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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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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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모자님이든, 마스터님이든 혹은 그 다른 고정닉 어떤 분이든 재미를 주는 행위; 이외엔 "온라인 무표정내에서" 무엇을 하든지 관심도 없고, 연관되지도 않습니다. (2008/09/22 14:5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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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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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는 말입니다. 노인네 환자들이 무슨 점쟁이 같은 얘기하고 우길때 멋 모를땐 가르쳐 주려고 부득 설명해줬지만, 슬슬 익숙해 지니 슬쩍 받아주거나 대충 맞장구 쳐 주는게 훨 낫더군요.. (2008/09/22 15: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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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의 심리학이었나? 무슨 책인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그 사이비 종교의 그 이후에 대해서도 나와있습니다. 글의 내용과 다르지 않게 그들은 자기 자신들이 틀렸다는 것을 인정하지 못했죠. (2008/09/22 15:5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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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휴거 관련해서 방송에 나온적 있음. 그때 난리쳤던 어떤 아저씨도 나왔었어. 그 아저씨 말이, 지금 생각하면 정말 바보같은 짓인데, 다시 그 상황이 오면 또 빠져들것 같다고. 그새끼들 존나 프로페셔널이라서, 왠만한 인간은 걸리게 돼 있잖아. (2008/09/22 16: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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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어요...말로 표현못하지만..심리학;;수업때 그내용을 들었어요..어쩔수없기때문에..이제껏 그 휴거에 모든걸 받쳤기 때문에 휴거가 거짓부렁으로 밝혀져도 빠져나올수가 없는거죠.. (2008/09/22 17:5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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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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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빨모 보라고 쓴 글이 아니어도 보고 느끼는 게 있음 되는거겠지.... (2008/09/22 18: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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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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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팅거의 인지부조화 이론에 나오는 얘기..자신의 행동이 정당화 될 수 없을 때 더욱 강하게 주장한다는. (2008/09/22 18: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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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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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말씀은 어디에서도 주입이 가능하군요.... 요즘 많이 느끼고 있던 차에 '능구렁이'라는 말에 살짝 찝찝함;을 느끼고 갑니다; (2008/09/22 23:3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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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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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모가 싫으면 직접 얘기를 해라;; 왜 남의 좋은 글에 와갖고 삽질이냐 (2008/09/22 23: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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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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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2237 // 주입이 아니라 대입이겠지 그리고 말씀이 아니라 말이겠지-_- 저거 존대가 아니라 그냥 어법에 맞지 않는 말인 거 알지?; (2008/09/23 00: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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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233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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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 지적당하니 부끄럽네요; 국어 실력에 맞춘 정신연령과 외모였음좋으련만 -_-; (2008/09/23 00: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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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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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치의같군영 (2008/09/23 00:5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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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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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한의라더근영 (2008/09/23 01: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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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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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들 읽었을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에 자세히 나오더근영 (2008/09/23 01: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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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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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7이랑 2340은 혹시 빨모니? 아니면 무슨 대리피해망상이라도 앓고 있는거니? 1419는 누굴 까는 것도 아니고 그냥 느낀 단상을 썼을 뿐인데 빨모가 직접 지랄해도 병신같은데 웬 듣보잡 새끼들이 지랄이라니 (2008/09/23 04: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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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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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경기 발언 때문에 빨모는 그냥 흥신소로 꺼져야 하는 분위기가 되는 건가.. 낄낄 (2008/09/23 07: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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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빨간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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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0040 // '국어 실력에 맞춘'이 아니라 '국어 실력에 맞는, 혹은 상응하는' 이겠지... 아놔-_- (2008/09/23 08:4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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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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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40 울겠다 ㅋㅋㅋㅋㅋㅋ (2008/09/23 09:3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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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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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모가 싫으면 직접 얘기를 해라;; 왜 남의 좋은 글에 와갖고 삽질이냐(2) (2008/09/23 10:5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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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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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들던 애들도 좀 느꼈으면.. (2008/09/23 11: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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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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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요즘 내가 느끼는 것들이다.. 능구렁이 좋긴한데 가끔은 순수하고 쌍콤했던 시절이 그립다능; (2008/09/23 11: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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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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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9 잘 생각해 보시면, 순수했을진 몰라도 쌍콤하진 않았을꺼라능 (2008/09/23 11: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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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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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수생각난다. (2008/09/23 11: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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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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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너나 좀 느꼈음 좋겠다. 이 무뇌명빠야. (2008/09/24 00: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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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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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많이 생각했던 건데, 시원하게 써주셨근영 (2008/09/25 14:4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