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하는거지.
난 장거리 연애에 굉장히 취미가 없는 사람이다
좋아하면 당연히 조금이라도 자주 만나고싶고 안고싶은게 당연한건데
고등학교 2학년때 첫사랑의 집이 바로 옆집이었다가 고3 초에
우리집에서 한시간도 넘는 거리로 이사갔을 때,
자주 만나지 못한다는것,싸우고나서 힘들때 바로 달려갈 수 없었다는것
그런것들이 너무 힘들어서 였을까
장거리 연애하는 사람들, 한술 더떠 여자친구가 있는 채로 군대에 입대하는 군인아저씨들은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이었다
'저거 나중에 힘들어서 어쩌려고 저러나..' 난 저러지 말아야지
그리고 대학교 1학년을 마친 05년 1월 입대하기 한달전
'난 어릴때부터 입대할때는 여자친구 없이 가기로 했다 미안하다'
라는 말로 고2때 첫사랑 이후 다섯번째던가 여섯번째의 여자애와 헤어지고
핸드폰에 저장되어있던 친구가 아닌 애인으로 발전가능성이 있는 여자들의
모든 번호를 다 지우고 입대했다
개인적으로 위에서 말했던 연애하는 짓거리;들을 참 좋아하고 즐겨한다
그러면 그럴수록 정이 쌓이고 그렇게 되면 나중에 헤어질때 힘든것도 알지만
좋은데 어떡하란 말인가
그리고 이때까지 우린 데이트라는 것을 해본적이 손가락에 꼽을정도다
비록 1년이라는 기간 중 거의 6개월은 그애가 방학이라 자기네 나라로
돌아가서 가족들과 보낸 시간이었고
또 나머지 1개월 정도는 서로 연락을 잘 못하던 때가 있었다
데이트라고 해봤자 걔가 친구들과 저녁 먹는 자리에 간다거나
걔가 내가 일하는 가게에 와서 나 일하는데 빈 테이블에 앉아서 끝나는거 기다리다가
같이 밥먹고 가라오케를 간다거나 하는것이 전부
우린 손을 잡고 거리를 걸어본적이 없다
항상 내가 그애의 집에 가거나 걔가 우리집에 와서 자고 놀고 할뿐
일주일에 한두번, 한창때는 거의 매일;
우린 서로의 집을 왕래하고 다녔고
내가 호주에서의 좌측통행 운전은 아직; 차도 아직;
인 관계로 대부분 차로 30분 걸리는 길을 운전해 걔가 우리집으로 오곤 했다
섹스? 참 많이도 했다
서로 너무 많이 해서 거기서 피가;(났던가?;)
여튼 하고 또하고 일어나서 서로 요리해주고 얘기하고 장난치고 노래불러주고
영어가 모국어인 누가봐도 놀랄만큼 예쁜 혼혈 백인
영어권 유학생활에 이것보다 좋은 애인을 만들 수 있을까?
주위 친구들은 항상 니가 배가 불러서 그런다 어디서 데이트 타령이냐 개자식;;;;;아;
라고 하지만 이 허전한 마음은 어떻게 채워야 하나
우린 서로를 여자친구 남자친구 라고 부르지 않는다
서로를 부를때의 호칭은 자기야 달링 스위티 등; 이지만 다른사람에게 말할때가 문제다
물론 친구들과 아니면 가게 사람들에게 그애 이야기를 할때
안지 1년 다되가는 그리고 나 가게 끝날시간에 맞춰서 데리러도 곧잘 오는애를
'아 그러고 보니까 저번에 제 만나는 애가; 아니면 제 섹파;;;;;가'
라고 말하기도 뭐해서 그냥 그럴땐 제 여자친구가 라고 하지만
걔 친구들이나 아니면 걔한테는 여자친구라는 말을 한적이 없다
마찬가지로 걔의 베스트 프랜드들은 나와 스테파니가 어떤관계인지 알고
걔 친오빠가 신혼여행을 이곳으로 와서 귀국전날 귀국하기전에 날 보고 싶다고
불러달라고 해서 일하다 말고 불려가고
정말 가까운 사람들은 다 아는 관계다 우리 동생과 누나도
하지만 나도 남자친구라는 말을 들어본 적은 없다는거
처음엔 불만이 좀 있어서 우린 대체 어떤 관계냐 물어봤더니
미안하다고 화내지 말아달라 하면서 난 널 정말 좋아하는데
내 전 남자친구와 끝이 너무 안좋게 헤어져서(걔 친구들에게 어떻게 들었는데
정말 안좋게 끝났더라)누군가를 남자친구로 인정하고 가볍게 친구들에게 소개하기가 쉽지 않다
라고 말하는걸 듣고 처음엔
'헛소리한다; 그냥 섹파라고 하지 이리 저리 돌려말하긴 기지배-_-;' 생각하고
섹파구나, 연애할 여자 만들어야지^^* 했다
그 일 후 한 2주 있다가 내가 한국을 한달정도 들어와 있었는데
어라? 그럼 같이 호주에 있던 시간은 3개월정도 뿐인건가?-_-;;
어쨌든 한국에 들어온 한달동안 예전에 사귀었다가 헤어진
하지만 아직도 쿨한 사이인 여자애를 만나서 한달간 애인모드
잘하고 놀러돌아다니고 모텔도 잘 가고 나이트, 클럽도 잘가고 하다보니까
스테파니는 가끔 문자 주고받는거 외에는 거의 생각도 나지 않았고
호주에 다시돌아와서 재회의 떡을;친 후;;
누워서 이런저런 얘기하다가 '이번에 한국가서 어떤 여자애랑 잤는데..'라며 한국의 나이트, 모텔;;문화와 원나잇 후기를 꺼내려고 하는데
얘가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심각한 눈으로 날 보면서 '뭐? 다른여자랑 잤다고???'하는거다
순간 당황한 후;;
뭐야; 섹파가 아닌거야?; 하고 당장 상황모면을 위해 영어에 익숙치 못해 말을 잘못한것처럼 하고 넘어갔는데
생각하고 보니까 짜증이 나는거라
아니, 그렇게 좋아하고 가족에게 보여줄 정도에 다른여자와 잤다는거에 화가 나는 남자라면
그게 남자친구 아냐? 그 말 한마디가 그렇게 어렵나?
그렇게 못해줄 거면 그냥 섹파로 지내면 되는데 내가 다른여자랑 자는건 또 안된다고?;;
아니 그럼 나랑 정식으로 사귀고 진정한 '연애'를 시작해 주던가 말이다
잘 만큼 잤겠다 그냥 끝내고 주위에 널린 나좋다는애 찾아 가련다
난 정말 나랑 많은 추억을 함께 공유 할 수 있고 항상 곁에 있어줄 수 있는
그런 '진짜 여자친구'를 만들고 싶다고 쏘아줄까도 했지만
그래도 그동안 맘에 드는 싱글인 여자애도 없었을 뿐더러
이제와서 새로운 여자애 한테 작업 하면서 알아가는 과정을 하기에는 내 공부 할 시간도 없고;해서
오냐 그래; 가끔씩 이렇게 집에서 같이 놀고 자는걸로 만족하고 한번 살아보자;; 했는데;
얼마전에 클럽가서 하룻밤 잔 한국애며
요즘 가게 자주와서 나 좋다고 한 수줍음이 참 많은 예쁜중국애..
그리고 무엇보다
작년부터 참 괜찮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요번에 드디어 그 찌질하다는 남자친구와 헤어진 아이의 적극적인 접근
아아 내가 또 이런 이쁜 혼혈 백인을 사귈 수 있으려나;;
얘네는 집도 참 부잔;데;;
니가 나와 진정 알콩달콩한 '연애'를 시작할 용의만 있다면
저 괜찮은 여자 3명을 모두 내칠 수 있는데
섹스보다는
연애가 하고 싶단 말이다.
아 물론 섹스도 해야죠 음;
..이따위 엔딩으로 써놓고 보니까 생각난건데 지금 캐나다에서 유학중인
우리 누나가 하루는 거기서 알게된 오빠에게 자기 동생이름이 황중호;;
라는 얘기와 이런저런 얘기를 했더니만 그 오빠라는 분께서
나 니 동생 안-_-;;;다고 인터넷 카페에서 동물 글 쓰는데 나 팬이라고 동생한테 전해-_-;;달라고 했다는데;;;;;;;;;
누나는 전화로 완전 신기하다^^*고 했지만 전 그때 참 불안-_- 했더랬죠;
그냥 계속 동물 얘기만 쓸걸 그랬나 하고 후회도 좀 했고;;
음; 모쪼록 혹시 그분께서 이 글을 보신다면
바라건데 저희 누나한테 이 사이트를 알려주시지는 않았길..;